360일의 보츠와나
2019년, 김선생은 아프리카로 파견을 떠났습니다.
공문을 보기 전까진 생전 들어본 적도 없는 보츠와나로 말이죠.
그녀는 낯선 곳에서 미스킴이 되었고, 사람들과 함께 꼬박 일 년을 지냈습니다.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아직 머나먼 세계입니다.
보츠와나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도 없죠.
그래서 파견 생활을 알차게 기록해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019년에 차곡차곡 모아둔 글과 사진을
2020년에 정성껏 다듬어
2021년에 세상에 선보입니다.
아프리카 생활을 상상해본 적 있나요?
해외봉사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보츠와나에 대해 들어보셨어요?
보츠와나 초등학교의 한 해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대한민국 교사로서 학교 밖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십니까?
철저하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느낌은 어땠을까요?
저의 고군분투기가 이 같은 물음에 제 역할을 한다면, 큰 영광이겠습니다.
* 책 속으로 *
p 16 B와 D사이 C로의 초대
모험심도 인류애도 부족한 내가 아프리카에 봉사자로 온 건 나의 크고 작은 경험들에 내 주변 사람들의 인생이 더해진 결과였다. 혹시 해외 봉사에 대해 망설이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는 추천의 뜻을 전하겠다. 그리고 그의 건투를 빌어주겠다.
p 30 새로운 쳇바퀴로 갈아탔어요
나는 새로움을 찾아 한국의 일상을 벗어났는데, 낯선 보츠와나는 금세 익숙해져 또 다른 일상이 되어 있었다. 보츠와나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어려움도 느꼈지만 내게 긍정적인 인상이 더 크게 남는 건 학생들 덕분이었다. 교사가 학생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생생한 상호작용인데,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내가 건네는 모든 것에 눈빛을 반짝거렸고 결과적으로 나는 수업을 위해 들이는 모든 시간과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
p 213 외로움은 자잘한 친절들로 극복된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떠날 나에게 사람들은 아무 대가도 없이 물질과 마음을 나누어주었다. 나는 보츠와나에서 지극히 혼자였지만, 그 일 년은 결코 혼자로 채워지지 않았다. 거기엔 나의 사색과 너의 온기와 우리의 추억이 밀도 있게 담겨있다.
p 217 에필로그
방구석 천장을 보며 회상에 잠겨있던 어느 날, 나는 내 소원 하나가 이뤄졌음이 번뜩 깨달아졌다. 양치기 소년이 연금술사를 만난 것처럼 내 보츠와나 여정에서도 그런 소설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랐었는데, 지난 7월 케이프타운에서 만난 50대 후반의 백인 여성분이 문득 떠오르는 게 아닌가! “나도 이런 일을 찾은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 나는 50살이 넘어서 이 일에 관심이 생겼고 그때 버틀러 스쿨에 갔어. 같이 교육받던 친구들은 다 우리 아들 또래였어.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뭐야? 뭘 하면 행복해? 하고 싶은 일을 해. 젊잖아! 열정이 향하는 일을 해. 늦지 않았어. 네 인생을 위해 어서 찾아 시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