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미 문학의 거장이 펼쳐낸 인간의 이야기, 옥스퍼드 유럽사지금으로부터 정확히 백 년 전, 옥스퍼드 대학의 학생들은 궁금증에 휩싸여야 했다. 눈앞에 놓인 이 유려한 문체와 재기 넘치는 서술의 역사서가 도대체 누구의 저작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은 고대 로마의 성립부터 근대 유럽 국가가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그야말로 숨 막히듯 서술해내고 있었다. 마치 욕망이 만들어내는 인간사 스캔들을 탐구하듯, 역사 속 인간과 그 사건을 분석해낸 이 책은 엄밀해야 할 역사책과 흥미로워야 할 소설의 장점을 두루 갖고 있으면서, 교육이라는 목적에조차 더할 나위 없이 충실했다. 2500년 유럽의 역사를 한 권에 담아내며, 로렌스는 지금은 정론이지만 당시에는 어느 역사가도 하지 못했던 야심만만한 주장을 책 속에 선보인다. 이를 위해 로렌스는 정확히 세 가지의 역사 서술 방식을 비판하며 자신의 책을 시작한다. 첫 번째는 사실만을 나열하며 담백하게 쓰여진 기존의 역사서다. 이런 방식은 역사를 이야기가 아닌 책 속의 죽은 지식으로 전락시켜버린다. 두 번째는 사진처럼 생생함을 추구하는 역사서다. 이런 역사서는 역사 속 인간들을 마치 소설 속 주인공처럼 묘사한다. 위대한 인물, 영웅 혹은 희대의 악인들이 음모와 갈등에 휘말리며, 사랑에 빠지고,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역사의 한 면을 장식한다.
저자소개
1885년 노팅엄셔주의 탄광촌 이스트우드에서 태어났다. 광부인 아버지와 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가난과 가정 불화를 겪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8년 노팅엄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였으며, 1908년 노팅엄대학을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원이 되었고 1911년에 소설을 출판했다. 1912년 어머니를 여읜 뒤 대학 시절 은사의 아내이자 여섯 살 연상의 독일 여인 프리다 위클리를 만나 사랑에 빠져 1914년 결혼했다. 『아들과 연인』, 『무지개』, 『채털리 부인의 연인』 등 인간의 성과 연애에 관한 소설을 발표해 발매 금지 처분을 받기도 한다. 성을 대담하게 묘사했으며 근대문명이 인간 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다. 1930년, 폐결핵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작품으로 『하얀 공작』(The White Peacock, 1911), 『침입자』(The Trespasser, 1912), 『아들과 연인』(Sons and Lovers, 1913), 『무지개』(The Rainbow, 1915), 『사랑에 빠진 여인』(Women in Love, 1920), 『길을 잃은 소녀』(The Lost Girl, 1920), 『아론의 지팡이』(Aaron's Rod, 1922), 『캥거루』(Kangaroo, 1923), 『갈대속의 소년』(The Boy in the Bush, 1924), 『날개달린 뱀』(The Plumed Serpent, 1926), 『채털리 부인의 연인』(Lady Chatterley's Lover, 1928), 『탈출한 수탉』(The Escaped Cock, 1929), (재출간명 『죽은 남자』(The Man Who Died), 『처녀와 집시』(The Virgin and the Gypsy, 193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