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순수의 시대』의 작가 이디스 워튼이 초대하는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진홍빛 공포의 세계이디스 워튼은 『순수의 시대』, 『기쁨의 집』, 『이선 프롬』 등의 작품으로 세계문학사에 분명한 이정표를 새긴 작가이자 국내에도 수많은 고정 독자를 가진 작가이지만, 그가 꾸준히 고딕소설을 써오며 고딕소설사에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워튼의 고딕소설 세 편과 대표작 한 편을 담은 이 책은, 위선적인 미국 상류사회를 날카롭게 해부했던 다른 작품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미스터리와 그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고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다. 표제작인 단편 「석류의 씨」는 결혼과 함께 집 안이 유일한 활동 영역이 되어버린 여성이 의문의 편지에 담긴 비밀을 밝혀나가며 여성에 대한 금기와 혐오, 불안과 대면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이디스 워튼이 일상과 가정이라는 안락하지만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시공간 위에 열어놓는 공포의 세계는, 위험하지만 매혹적이다.
저자소개
이디스 워튼은 여성이 예술가, 특히 작가의 삶을 추구하기 어려운 시대에 태어났다. 그러나 그녀는 1937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75세의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쉬지 않고 집팔활동을 펼쳤다. 섬세한 문체와 치밀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뉴욕의 부유하고 강력한 가문에서 태어난 이디스 워턴은 뉴욕 상류층의 삶과 그 사회체제 아래 여자들에게 가해진 압박과 편견, 그리고 현대화가 초래한 가치관의 변화와 기존 질서와의 충돌을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1862년 미국 뉴욕의 명망가인 존스 가문에서 태어났다. 1866년부터 1872년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등 유럽각지를 돌아다니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학교에 다니는 대신 가정교사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아버지의 서재에서 문학, 철학, 종교서적을 탐독했고, 1878년 처음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에 에드워드 로빈스('테디') 워튼과 애정 없는 결혼을 했고, 불행한 결혼생활과 사회적 지위와 작가로서의 야심 사이의 갈등으로 1894년부터 심각한 신경쇠약을 앓았다. 신경쇠약을 치료할 겸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여러나라를 옮겨다니며 생활했으며, 소설 및 유럽 여러 지역의 역사, 건축, 미술에 대한 글을 쓰곤 했다.
헨리 제임스를 비롯한 미국, 유럽의 여러 예술가 및 지식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1차 세계대전 때에는 프랑스에서 전쟁 구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고, 이 공로로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뒤 1920년에 발표한 『순수의 시대』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또한, 그녀는 1927년, 28년, 30년에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쌍둥이 소설로 불리는 『이선 프롬』과 『여름』을 통해 미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이 외에도 『환락의 집』, 『암초』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1913년 남편과 이혼하고 1937년 파리에서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