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온도
피할 틈도 없이 찾아온 마흔이라는 나이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뜨겁다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라고 적었다. 서른이 그런 나이라면 마흔은 어떤가.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겪는 마흔은 또 어떤가. 소설 속 주인공은 ‘서른 살이 인생의 젊음에서 마침표를 찍는 나이였다면, 마흔 살은 인생에서 노화의 시작점’이라고 읊조린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살아 있는 한 마흔 살은 온다. 갑자기 눈앞에 닥친 마흔이라는 나이가 영 어색한 것은 젊은 시절 꿈꿔왔던 마흔 살의 내 모습과 현실 사이의 괴리 때문일 것이다.책에 실린 소설 네 편에는 모두 마흔 살의 여성이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믿었던 연인에게 약혼자가 있음을 알게 된 후 복수를 꿈꾸거나, 무신경한 남편과 종 부리듯 대하는 시부모에게 시달리기도 한다. 해리 장애로 인해 환상을 현실로 믿기도 하며, 남편의 가출 후 억척스레 두 딸을 키우기도 한다. 모두 마흔을 겪어내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이야기다. 관절은 예전 같지 않고 흰머리도 나기 시작하지만 여전히 뜨거운, 마흔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