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철학과 사랑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만나자』를 말 대신 『밥 한 번 먹자』라고 했다. 그리고 한국 경제가 개발되고 나서는 『술 한잔하자』라고 하였고, 현재는 『커피 한잔하자』라고 한다. 이렇게 인사가 커피가 된 것은 커피가 한국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 책을 쓰는 필자도 요즘 유행하는 말로 『커피충』이다. 하루도 커피를 마시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거의 없다. 혹시 몸이 아파 대 수술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일 커피를 마신다. 커피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커피를 마시는 장소이다. 그러니까 다방, 커피하우스, 커피숍, 카페 등이다. 이 책은 장소에 대한 초점이 있지 않아서 다방, 커피하우스, 커피숍, 카페를 구별하지 않고 『카페』라고 할 것이다.
커피 하면 카페가 생각나고, 카페 하면 커피가 생각난다. 그것은 아무래도 커피 광고를 통해 『커피, 카페, 연인』의 관념이 고정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청춘들이 미팅, 소개팅, 맞선을 보는 만남의 장소가 카페이다. 카페는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는 곳이고, 커피는 관계를 연결 지어주는 매개체이다. 커피에는 사람의 관계를 맺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신비한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녹차, 쌍화차 하면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이고, 커피 하면 사랑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