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트라우마 상담가 김태경의 ‘살아서 더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가장 입체적인 기록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는다”
『용서하지 않을 권리』는 국내 최고 트라우마 상담가이자 임상수사심리학자인 김태경 교수의 첫 책으로, 잔혹한 범죄에만 주목하는 사회에서 사람으로 시선을 옮기기 위한 시도를 담았다. 모두가 사건에 주목하고 있을 때,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한 김태경 교수가 마주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십수 년간 피해자와 유족을 보며 상담가로서, 주변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그들이 일상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지 수없이 고찰했다. 그 결과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는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용서하지 않을 권리’를 존중하는 데 있다. 사회는 위로를 가장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며 피해자에게 범인을 용서할 것은 강요한다. 또한 가해자에게는 ‘묵비권’을 주면서, 피해자에게는 범죄를 당한 이유를 찾으며 사생활까지 낱낱이 말하기를 바란다. 오보로 유족을 두 번 울리고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나 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에도 우리는 가해자 관점으로 범죄를 보고, 그 잔혹성에만 주목한다. 이런 시각은 피해자를 궁지로 몰 뿐만 아니라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만든다.
김태경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피해자를 이해해 주기 바란다. 사건의 단면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피해자를 결코 온전히 헤아릴 수 없기에, 그들을 함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유일한 목적이 하나 있다면, “피해자의 사건 후 경험에 대한 이웃의 이해 폭을 넓히는 것, 나아가 피해 회복을 위해 이웃인 우리가 해야 할 지침을 제안하는 것”에 있다. 이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은 사건이 아닌, 사건 너머의 ‘사람’이어야 한다.
저자소개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서울동부스마일센터(강력범죄피해자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범죄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고된 과정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대법원 전문심리위원, 검찰청 과학수사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형사사법기관의 의뢰를 받아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분석이나 진술 신빙성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임상심리학자이자 피해자학자, 그리고 범죄심리학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차이나는 클라스’, ‘PD수첩’, ‘궁금한 이야기 Y’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 사회의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 범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잔혹한 범죄에만 지나치게 초점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독히도 운이 나빠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삶을 재건하도록 사회와 이웃이 함께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차
들어가며 Chapter 1 범죄의 그늘에 가려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오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면강도와 폭행치상, 그 끔찍함에 대하여영혼에 새기는 낙인, 성적 폭력불이 낳은 꺼지지 않는 공포나가며Chapter 2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착각 권선징악이라는 덫깨진 유리잔 이론피해자다움에 대한 집착진범의 공범당신이라면 피할 수 있었을까?척 보면 안다는 착각합의, 자본주의의 두 얼굴말문이 막힌 사람들의 이야기이에는 이, 눈에는 눈나가며Chapter 3 작은 배려와 존중의 큰 힘고단한 수사 과정을 견디게 해주는 작은 배려재판 중에 지각된 공정성의 힘재판이 끝나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나가며Chapter 4 용서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는다피해 당사자가 된다는 것안전감을 잃고 흔들리는 이웃공감의 대가, 실무자의 대리 충격사회의 품격과 범죄나가며Chapter 5 그래도 살 만한 세상이라는 믿음 삶의 주인이라는 감각회복을 촉진하는 것들회복을 방해하는 것들돌봐주는 단 한 사람의 힘나가며Chapter 6 상처 품은 아이를 이해한다는 것 올 수 없는 사람을 기다리며 커가는 마음엄마를 벌주지 마세요돌봄과 아동 성폭력의 간극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따라가지 않을 거라는 착각 나가며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