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아이들
은우가 사는 세상은 100층짜리 아파트 꼭대기에 있는 옥상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자 외출시에는 반드시 차단복과 차단헬멧을 착용한다. 컨테이너 집에서 생활하는 그들에 비해 아래쪽에서 사는 사람들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사람들은 자외선을 피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길 원했다. 지하층은 지상층과 구별되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은우의 어머니는 지하층에서 일하기 위해 1년 전에 내려갔다. 그러고 나서 100일 후 선물로 산 드론 안에 손편지를 숨겨서 올려보낸 뒤로는 연락이 끊겼다. 손편지에 적힌 내용을 보면 지하층에서는 지상층 출신들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것 같았다. 은우는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대회 참가를 결심했다.
드론 레이싱 대회, 약자로 DRG는 1년에 한 번씩 펼쳐지는 축제였다. 각 층에서 펼쳐지는 1차 예선전을 통해 세 명씩 선발하고 나면 2차 예선전과 패자부활전 그리고 결승전까지 네 시간씩 간격을 두고 이어지는데, 마지막 결승전이 펼쳐지는 곳은 지하층에 있는 DRG 전용 경주장이었다. 은우는 그곳에서 어머니를 찾아보겠다 결심한 이후 DOP(Drone Operation Pose)를 열심히 연습했다.
드디어 대회 당일, 우여곡절 끝에 은우는 같은 반 친구인 지아와 팀을 이뤄서 대회에 참가한다. 때마침 자외선 지수가 최고 등급을 기록한 날이라 참가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드디어 1차 예선전이 시작되고, 은우는 우여곡절 끝에 3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