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에게
MBA 출신에 유창한 외국어를 구사하고, 수십억이 넘는 저택의 상속녀가 되어 12년 만에 나타난 첫사랑 그녀, 최정연.
그녀가 자신을 까맣게 잊은 것까진 좋았다. 그녀의 집에 남자 속옷이 널려 있는 것을 보고도 설마 했다. 하지만 길고 새하얀 목에 키스마크를 보는 순간 지헌은 무언가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스카프 사이로 얼핏 보이던 키스마크는 잇자국이 드러날 정도로 뜨겁고 강렬한 것이었다.
그랬다. 그 순수하던 소녀는 이미 여인이었고, 그것도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어 있었다. 12년이라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정말 여기서 멈춰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