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과 그림자 1권
황제에게 진상된 지기족 아이. 황제는 아이를 철저한 태양의 소유로 키우라 명하지만, 내전이 발발하고 정국이 혼란에 뒤덮이면서 정작 아이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8년이 지난 후.
“로쏘…….”
잇새로 희미하게 새어나온 말이다. 그러나 방 안은 그 작은 소리마저 크게 울리게 할 정도로 고요했다. 황제가 그 작은 중얼거림을 놓칠 리 없었다. 자색의 안광이 번뜩인다.
그의 손이 레일라의 어깨를 잡더니, 순식간에 뒤로 넘어뜨린다. 레일라는 본능적으로 황제의 양 팔을 붙잡는다. 헉. 머리카락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그녀가 정신이 번쩍 들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제야 황제의 얼굴이 또렷이 눈에 들어온다.
태양의 대리자.
사람들이 모두 경외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낯설지 않은 이 느낌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