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없는 검사의 분투
반전의 제왕 나카야마 시치리의 인기 검찰 미스터리!
『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는 『표정 없는 검사』에 이어지는 두 번째 작품으로 나카야마 시치리의 검찰 미스터리다. 일전에 선보였던 『표정 없는 검사』가 시리즈로 탄생한 것이다. 역시 주인공은 전 작품에서 처음 등장했던 무표정한 사법 기계 후와 검사와 그의 그림자인 검찰 사무관 미하루이다. 이 콤비는 『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에서는 또 어떤 활약을 펼칠 것인가?
사건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학교법인 오기야마학원의 오사카 기시와다의 국유지 불하를 둘러싸고 긴키재무국 직원의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오사카지검 특수부가 수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특수부 담당 검사의 결재문서 조작 사건이 부상하게 된다. 이는 검찰 내부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모두의 이목을 끈다. 이를 계기로 대검찰청에서 수사팀을 파견하고, 오사카지검 1급 검사 후와 슌타로는 검찰사무관 소료 미하루와 조사에 나섰다가 믿기 어려운 것을 발견하는데……. 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윗선의 눈치도 보지 않는 완전무결한 사법 기계가 정치와 돈이라는 어둠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은 매우 흥미진진하다. 한번 펼치면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나카야마 시치리만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적절히 배치되어 읽는 맛을 더한다. 무표정에 감정도 없어 보이는 건조한 검사와 그 밑에서 어떻게든 검사를 보좌하는 사무관이 척척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모습 또한 전 작품에서의 활약을 다시 보는 것 같아 매우 반갑다. 이번에 그들이 풀어야 할 문제는 국유지 불하, 공문서 조작, 뇌물수수 의혹 등등이다.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지 않는 사건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과정을 좇으며 차츰 드러나는 진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적이 있든 없든 상관없네.”
“방해되잖아요.”
“그게 어떻다는 거지?”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가장 핫한 최고의 작가이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냈으며, 각각의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짧은 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음악, 경찰, 의료 등 다양한 소재에 도전해 수많은 인기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마치 새로운 시리즈의 출발을 예견하는 듯 새로운 등장인물과 함께 검찰 미스터리를 선보였다.
그의 집필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왕성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하루에 평균 25매씩을 집필하고 보통 이틀에 하루는 마감일, 조금 여유가 있을 때에도 3일에 하루는 마감일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러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집필 동기는 무엇일까? 그는 꼭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다고 한다. 매년 신인 작가들이 배출되는데, 선배 작가들이 출판사에 이익을 창출하게 해줘야 그들이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지 신인들은 그 분야의 보물과도 같은데, 그 보물도 경제적인 지주가 없으면 데뷔할 수 없으니 시치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즉 자신이 쓴 글로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줌으로써 같은 분야의 후배 작가들이 데뷔하는 데 보탬을 주는 것이 그의 집필 활동의 원동력이다. 그는 더 나아가 “출판사에 손해를 입히면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그의 책임과 의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시치리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리더빌리티’다. 즉 가독성이 있고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시치리는 리더빌리티를 추구하기 위해 내용의 사건성과 스토리에 따라 완급을 조정한다고 한다. 가령 ‘!’의 수 등으로 컨트롤하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테미스의 검』에서는 느낌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덧붙이자면, 작품의 주제에 따라 ‘!’과 ‘?’의 개수를 정한다는 것이다. 이 주제라면 원고지 한 장당 몇 개로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또한 그는 한 달에 한 작품을 출간하는 엄청난 집필 속도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신은 다른 미스터리 작가들과 작품을 쓰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보통 작가들은 원목을 하나하나 조각칼로 깎듯이 작품을 쓴다면, 자신은 프라모델 형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테마에 대해 써달라는 제안을 받으면 이전에 써두었던 설계도를 떠올리고 그것을 바로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프라모델이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할 필요도 없다. 가히 천재적인 만능 이야기꾼답다.
마지막으로 그는 『표정 없는 검사』를 쓴 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신들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공무원들이 심심치 않게 언론과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와중에, 영웅 같은 공무원이 활약하는 작품을 쓰는 것이 대중 소설가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탄생한 등장인물이 시리즈가 되어 다시 나타나다니 몹시 반가울 따름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 반가움과 즐거움을 만끽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