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의 누수 일지
1인 여성 가구의 피, 땀, 눈물 어린 여름의 기록!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아무튼, 여름』『심심과 열심』의 작가,
김신회의 축축하고 수상한 본격 누수 체험기
내가 바라는 건 뭘까. 약간의 얼룩과 자국을 남긴 도배를 보수하기 위해 거실 전체를 새로 도배하는 것? 생각만 해도 지친다. 이웃과 법적 싸움을 벌이는 것? 상상만 해도 기 빨린다.
_본문 중에서
‘나’는 성실하게 글을 써 마감하고, 원고를 엮어 1년에 한 권씩 책을 내는 것으로 ‘나름 잘살고 있다’고 자부하며 살아온 전업 작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집에 누수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이제껏 본 적도 없는 온갖 드라마를 경험한다. 세상 물정이라고는 모르고, 싫은 소리도 할 줄 모르는, 책임감과 용기마저 부족한 회피형 성격의 ‘나’는 생애 처음으로 피해상황을 해결하며 ‘빌런 이웃’과의 분쟁에 대처한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해간다. ‘인생 쪼렙’인 ‘나’는 난데없는 ‘누수 (희)비극’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고 아등바등 노력하는데…….
우리는 지금 어떤 ‘누수’를 겪고 있을까?
그동안 모든 경험은 삶의 거름이 된다고 믿어왔는데
누수만큼은 예외다.
집에 물이 새면 삶이 줄줄 샌다.
아, 내 인생 자체가 누수됐어!
_‘작가의 실제 일기’ 중에서
작가가 누수로 인해 무엇을 잃고 얻었는지 따라가다 보면, 이 ‘누수 일지’가 꼭 작가만의 누수 일지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우리는 지금 각자 어떤 ‘누수’를 겪고 있을까? 잘 헤쳐나가고 있는 걸까?
매해 5월이면 중쇄를 찍는 작가의 책 『아무튼, 여름』(2020, 제철소)이 여름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면, 『나의 누수 일지』는 여름에게 보내는 내용증명. 여름에 대해 가장 할 말 많은 ‘여름 작가’의 『나의 누수 일지』는 『아무튼, 여름』과는 또 다른 여름의 맛과 정서를 전한다. 신랄하지만 정감 가는, 속 터지면서 결국 속 풀리는 이야기는 한여름 밤의 시원한 맥주 한잔처럼 상쾌한 기쁨과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