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괴담
전통적인 소설의 기법을 지양하고 앙티소설을 추구한 소설 "대학괴담"
나는 소설을 집필할 때, 두 가지 유형을 택한다. 하나는 좋은 주제가 떠오르면 거기에 합당한 소재를 찾으며, 반대로 좋은 소재가 생각나면 거기에 합당한 주제를 짜낸다. 이 두 유형 중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형편에 따라 선택의 지智를 발휘하면 되니까. 대학 괴담에 동원된 소재나 제재는 30여 년 동안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는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한 것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것만을 동원했다고 할까. 동원된 소재는 생활의 일부, 듣고 경험하는 중에 때로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든 소재까지도 동원했다. 일부 제재는 본의 아니게도 경험하게 되었는데 소요된 비용만도 5천여만 원 들었다고 하면 독자는 믿을까. 나로서는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제재로 동원하기 위해 베트남 전쟁에 지원했으며 소총소대에서 생명을 담보로 박박 기면서 죽을 고비를 숱하게 넘긴 적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경험은 목숨을 담보로 체험한 소재이거나, 거금의 돈을 들인 소재이나 어디까지나 픽션인 소설의 제재를 마련하는데 있다. 이 소설의 특기할 점이라고 한다면 전통적인 소설의 기법을 지양하고 앙티소설을 추구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이유는 소설은 소설이되 실기나 수기처럼 독자가 실감을 느끼게끔 하기 위해서라고 할까. 그런 고민 끝에 대학 강단 30년 동안 보고 듣고 경험한 소재를 동원했고 좀체 신세 지기를 싫어하는데도 신세를 진 데다 5천여 만원까지 들인 체험을 제재로 3년 전부터 집필을 시작해서 이 무더운 여름에야 초고를 완성하게 되었음을 뒤늦게나마 밝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