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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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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바다

저자
로이 야콥센 저/손화수 역
출판사
도서출판 잔
출판일
2024-12-20
등록일
2025-03-2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53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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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 보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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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르웨이 비평가 문학상 및 서점상, 북유럽협의회 문학상
수상 작가 로이 야콥센의 대표 연작 〈바뢰이 연대기〉
그 장엄한 여정의 두 번째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세상, 노르웨이 북부 해안 어딘가. 본토에서 청어를 손질하며 살아가던 잉그리드는 이제 서른다섯 살이 되었고, 더 이상 그녀에게서 소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어느 날, 그녀는 고향인 바뢰이섬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주인 없는 나룻배에 몸을 실은 채 노를 저어 섬으로 향한 그녀는, 돌아온 고향에 생명의 흔적이라곤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할아버지 마틴과 아버지 한스, 어머니 마리아가 세상을 떠난 후, 남아 있던 가족들마저도 모두 섬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 지 오래다. 고모 바브로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그녀의 아들 라스는 로포텐에 정착해 가정을 꾸렸으며, 딸이나 다름없었던 수잔은 열네 살도 되기 전에 섬을 떠났다. 그녀의 오빠 펠릭스도 섬을 잊은 듯하다. 잉그리드는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 방을 둘러보고 램프에 불을 밝힌 뒤, 부엌과 거실에 불을 지핀다. 이제 이 섬을 다시 생명이 꿈틀거리는 삶의 터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잉그리드 한 사람뿐이다.

그녀는 주섬주섬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눈송이 사이에 서서 집과 외양간, 해안의 부두와 정고를 응시했다. 갑자기 그녀를 이 섬에 붙들어 두었던 그 모든 것들이 엄밀히 따지자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있으면 눈은 비로 바뀔 것이고, 섬은 진드기처럼 갈색으로 변할 것이며,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바다는 잿빛으로 변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섬에 산다는 것은 항상 무언가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잉그리드는 쌓인 눈 밑에서 옷가지들을 발견한다. 갈색 누더기 같은 옷을 집어 들자 톱밥이 떨어져 나왔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옷이다. 이어서 그녀는 바다에 펼쳐져 있는 그물을 끌어당기다 부패한 시신을 발견하고, 축사에서도 남자 시신 한 구를 더 찾는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아직 숨이 붙어 있다. 잉그리드는 그의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할 수 있게 간호하면서, 섬을 돌아다니며 썩은 옷가지를 찾아 태우고 발견되는 시신들을 한데 모아 두는 등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밀려오는 외로움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집으로 되돌아가는 길 내내 그에게 노 젓는 일을 맡겼다. 그가 노를 젓는 동안만큼은 그에게 들키지 않고 마음껏 눈물을 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을 봐 버린 그는 노를 내려놓았다. 그가 양손을 그녀의 어깨 위에 얹었다. 그녀는 그의 엄지장갑에 얼굴을 기대면서도 그를 돌아보진 않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룻배는 파도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고, 곧 그가 다시 노를 저었다. - 본문 중에서

잉그리드와 남자는 서로의 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점차 각별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 그럴수록 그녀의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이 남자는 어디에서 왔을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독일인이 아니라면, 러시아인? 알 수 없는 것투성이지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녀의 외로운 삶에 기쁨을 가져다주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잉그리드는 고양이를 데리고 올 겸, 장을 보기 위해 본토에 갔다가 영국 전투기가 독일군 수송선을 폭파해서 수백,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을 듣는다. 만약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섬에서 발견한 옷가지와 시신에 대해 반드시 본토의 독일군에게 보고해야만 한다. 만일 그들이 섬을 조사하러 온다면, 분명 이 낯선 남자의 존재를 의심할 게 분명하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그는 바뢰이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잉그리드는 섬의 주인으로서 바뢰이섬을 지키고, 사랑하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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