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위에 서다
미치겠군.
“흐으읍…… 후우우…….”
상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어도 당혹스러움과 민망함이 걷히지 않았다.
어깨 끈이 살짝 내려앉아 있는 탓에 탐스럽게 솟아오른 서현의 젖가슴과 그 사이로 깊이 파인 골짜기가 드러나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손이 나갈 뻔했다. 살짝 닿기만 해도 손안으로 쏘옥 빨려들어 올 듯이 보이던 그녀의 젖가슴을 향해, 손을 댈 테면 대보라며 약을 올리듯 슬립 속에서 바짝 고개를 쳐들고 있던 그녀의 유두를 향해 달려가고 싶어 그의 손이 얼마나 안달을 해댔던가. 정말이지 아찔한 순간이었다.
“망할 놈의 의지!”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할 수만 있다면 정서현의 친구 김영빈이 아닌, 당당한 한 남자가 되어 여자인 서현을 갖고 싶었다.
언제까지 감춰야 하니? 앞으로 널 안고 싶은 날들이 수없이 많을 텐데, 언제까지 감출 수 있을까? 이런 기분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면 어쩌지?
“서현아, 이제 그만 고백하고 싶다. 나한테 넌 이미 친구 이상이라고, 널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섣부른 고백으로 널 잃게 될까 봐, 친구로서조차도 널 볼 수 없게 될까 봐, 그게 두려워서 말할 수가 없다. 내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놓으면 절대로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