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기록
감정의 끝이 뭉툭해질 때
생각이 멈춰버린 듯할 때
모호해진 ‘나’를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상 활용법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글 쓰는 데에는 죽치고 앉아서 쓰는 수밖에 없다. 나는《무기여 잘 있거라》를 마지막 페이지까지 총 39번 새로 썼다.” 소설가 잭 런던도 이런 말을 했다. “영감은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직접 찾으러 나서야 한다.”
역사 속 위대한 크리에이터들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창조는 ‘노동’이라는 것을. 이는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에 있는 카피라이터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 국내 최대의 독립 광고 대행사인 TBWA KOREA의 10년차 카피라이터 김민철은 조금 더 독특한 스토리를 보여준다. 스스로에 대해 “같은 구절을 수백 번 읽어도 고스란히 잊어버리는 능력이 있다. 과장이 아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쓴 카피 한 줄도 못 외우는 카피라이터”라고 말하는 그녀는, 이 모든 악조건을 성실함,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성실한 ‘기록’으로 극복해냈다.
살아남기 위해 회의 시간에 작성한 회의록을 바탕으로 2011년, 《우리 회의나 할까?》라는 책에서 TBWA KOREA의 지난한 회의실 풍경을 밀도 있게 그려냈던 저자는 《모든 요일의 기록》에서 배경을 자신의 ‘일상’으로 이동해 10년차 카피라이터가 아이디어의 씨앗을 키워나가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그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