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사각 이는 소리
들어가면서
구르몽의 낙엽 밟는 소리를 아는가. 어느 날 갑자기 핸드폰 속에서 들리는 소리다. 내 귀는 날을 세우고 있다. 어디선가 달려오고 있는 듯한 사람의 발자욱 소리였다. 사각사각 인 낙엽 소리는 마치 시몬이 살아 숨 쉬는 듯 했다. 쭈르르 미끄러지면서 핸드폰이 꺼진다. 메말라 있던 내 마음과 귀를 세워 준 시몬 낙엽 밟는 소리를 아는가이다. 뜰 안에 가득 수북이 쌓여 있는 낙엽을 밟아 보면서 핸드폰 속에 시몬을 만나고 있다. 사각사각 이는 소리는 변함이 없다. 가을이면 낙엽 떨어짐과 다르지 않은 나의 머리도 백발이 되어간다. 이 대자연 앞에 우리의 삶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이 대자연 앞에 김만점의 감성을 보고 한다. 그 엄청난 사랑의 감성을 시시각각 갈아 끼우고 있는 인간의 이중성 또한 우리의 것이기에 피할 수는 없다. 물들어간 조직의 감성을 통제 못하면 휘말릴 수밖에 없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사랑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감성의 힘이 우리의 자산이다.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가고 오는 대자연의 순리 앞에 떨어지는 낙엽소리는 아름다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백발의 김만점, 한 여자에게 매달려서 대롱거린다. 마지막 잎새처럼 잡히지 않는 허무 속에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의 현주소에서 이중적인 자신을 고발하고 있다.
장낙산 자락에서
사각사각 이는 저자 김려옥
이천십사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