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과나무에 손풍금 소리가 걸렸다
시인의 말
살벌한 말 공장으로 불리는 방송에 30년 넘게 살다보니 절친했던 시와 결별하고 있었다.
시는 내게 있어 외로움의 비명이며 거친 심호흡 후의 낮은 숨소리였다.
이제 닫혀 있던 말문을 열어 정갈한 마음으로 사랑하는 모든이들께 이 시를 바친다.
시인의 말
봄, 꽃 진 자리에 솜털은 돋고
봄의 복판에 서서
IMF봄 풍경
목동 근처의 봄
연꽃 예찬
봄의 예감
봉선화
꽃 머문 자리
분재를 보며
난초
풀잎
나뭇잎 하나
나목
여의도 광장의 나무숲
나무는 끼리끼리 모여 숲을 만든다
느티나무
비, 강물에 쏟아져 첨벙 소리를 만든다
비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으면
비에 갇히다
장마
우리들의 날씨
비 온 뒤의 산
그리움의 실체
기다림에 대하여
바다, 우리는 슬픔을 참으러 바다로 간다
바다의 속뜻
하늘을 익힌 새의 궁금증
바다 앞에 서면 빈 몸이 된다
바다는 훌쩍이며 묘지를 만든다
바다의 계략
서해안에서
목포에 가면
파도의 속마음
우리들의 바다
파도의 끝자리
바람, 그대 쪽으로 흔들린다
그대 쪽으로 흔들린다
이슬이 전하는 말
그래서 당신은
이별
이별 만들기
짐승 한 마리
그런 이별
안개
말, 말이 살해되었다
말
어느 날의 뉴스 한 토막
말3
말4
심심 조로 말 풀기
가을, 모과나무에 손풍금 소리가 걸렸다
떠나가는 가을
지리산
아침 풍경
습작
기억의 능선
칠월
새
배동환 화가의 돌
겨울 소묘
고독, 내 외로움의 면적은 몇 평이나 될까?
썰물의 나이
그림자
외로움의 깊이
고독의 분량
누가 젊음을 잃어가는 것이라고 했을까?
여보게 친구
반가사유상
순결한 목숨
세월의 속도
최근에 부는 바람
나무를 본다
소리
어머니
우두커니 서다
해설/이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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