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행렬
이주의 시대, 이주와 당신의 삶은 무관한가?
누군가는 새로운 곳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보겠다며 '이주'하고, 먼저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이들을 받아들인다. 어느 쪽이 됐든, 이주는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의 이주는 단순히 특정 지역에 인구가 증가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고, 이들로 인해 생활환경과 경제, 문화, 정치가 변화한다. 즉 이주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에 직결된 문제인 것이다.
이주(migration)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이주를 피해갈 수 있는 선택지는 주어지지 않는다. '빠져나가는 이주(emigration)'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는 있더라도, '들어오는 이주(immigration)'를 접하지 않을 자유는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가만히 있더라도 누군가는 당신이 사는 지역에 이주해 정착하며, 원하건 원치 않건 당신의 삶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이주와 이주자에 관한 문제를 합리적이고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이주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논의하는데 있어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전제하고 있지는 않을까? 여러 가지 시선과 주장이 존재하는 것은 마땅하지만 민족적 배타성, 인종적 멸시, 정치적 의도와 같은 비합리적 판단요소를 배제하지 않고서는 분명히 존재하고 확대되는 이주의 문제를 풀어내기 힘들다.
이 책은 이주의 문제를 논의함에 있어 불필요한 일반적 오해를 배제하고 객관적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적 상황과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다. “국가는 왜 이주를 제한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부터 “이주자 교육비, 이익인가 손실인가”라는 구체적인 논의까지, 체류외국인 수 200만 명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생산적 의문의 던지고자 한다. 이제는 ‘이주의 문제’가 더 이상 몇 분 안에 스쳐가는 국제뉴스 한 페이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