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이야기
물 없이 먹는 비스킷처럼 하루하루도 건조하다. 언제나 처럼 쓸데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왜 습관처럼 화장을 할까? 어제 입은 옷을 오늘 또 입는 게 왜 이상한 일일까?
누구를 위해 화장을 하고 옷을 차려 입을까? 화장한 얼굴이, 정말 내 얼굴일까?
내 삶에서, 내가 주인공이긴 한 걸까?
하이힐에 발을 구겨 넣는 순간까지 질문이 끊이질 않는다.
-본문 중에서 '안나'이야기-
"여배우들은 항상 웃어야 하죠. 본의 아니게 강요 받는 부분이에요. 나도 처음엔 그랬어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기보다 결과적으로 그게 편하다고 생각한 거죠.
표정이 굳거나 순간 화를 내면 나중에 이것저것 수습할 게 많아지니까요.
근데 또 시간이 지나니까.. 그게 아니었어요. 내 감정을 무시하고 쌓아두는 게 안 좋더라고요. 내가 불편했어요.
감정은 표출해야 해요. 특히 분노를 쌓으면 나중에 폭발할 가능성이 커요.
표현을 안 하면 다른 사람들은 정말 내가 괜찮은 줄 알거든요.
난 그런 감정이 아니라는걸 말해줄 필요가 있는 거죠. 나를 분노케 한 사람에게 응징해야 해요"
-본문 중에서 '나라서'의 대사-
초등학생 이었던 진성이는 흔히 말하는 여자아이의 습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자아이에 가까웠다기 보다 성숙한 어른에 가까웠다. 생떼를 부리거나 유치하게 구는 일이 없었다.
비교적 일찍 나름의 주관이 형성된 아이였다.
-본문 중에서 '진성'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