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 만들기 02권 (완결)
“석민 씨! 나랑, 결혼…… 할래?”
갑작스러운 윤정의 말에 격렬했던 정사를 대변하듯 엉망이 된 침대 위에서 담배를 입에 물던 석민의 눈썹이 무슨 말을 하냐는 듯 휘었다.
화장대 앞에 앉아 알몸 위에 시트를 덮은 채 넓은 어깨를 드러내고 있는 거울 속 석민을 바라보던 윤정이 석민의 그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렇게 뜨악한 표정 할 거 없어. 그냥 해 본 말이니까.”
혹시나 했는데 역시였다. 뭘 기대했단 말인가.
이 남자 사전에 결혼과 아이는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수도 없이 들었고 스스로도 수없이 되뇐 말이었다. 그러지만 아무리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겨도 자꾸만 윤정의 마음속에서는 날이 갈수록 석민을 완전히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났다.
강석민을 완벽한 조윤정의 남자로 만들어 갖고 싶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윤정은 그럴 수가 없었다. 오직 자신을 믿고 의지하면서 자신과 함께 숨을 쉬는 아이를 지켜내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