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가 된 사람들
한국판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의 진실
1987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수면 위로 드러났던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이다. ‘한국판 아우슈비츠’라고 불리는 형제복지원은 원장 박인근을 비롯한 개인의 악마성으로만 설명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국가의 법령과 공무원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가능했던 ‘국가폭력’의 산실이었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과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많은 생존자들은 여전히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책은 피해생존자들 11명의 이야기를 인권기록활동 저자들이 재구성해낸 결과물이다. 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는 2014년 6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실태 조사에 참여했던 이들 중 6명이 모여서, 피해생존자들 삶에 깊이 각인된 그날들의 흔적을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에 전달하고자 결성됐다. 약 반년에 걸쳐 인터뷰이 탐색과 설문조사, 두세 번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간의 언론 보도가 미처 다루지 못한 생존자들 각각의 세세한 삶의 결, 감정의 파동까지 오롯이 담아냈다.
이 책은 일차적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을 오롯이 재조명하고 특별법 제정을 포함해 책임을 촉구하고자 기획되었으며, 독자들은 폭력이 삶을 규정지어버린 피해자들의 고백 속에서 인간 존엄과 자기치유의 목소리, 사회에서 격리시켜야 할 ‘부랑인’이란 과연 누구인가 하는 피할 수 없는 질문과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