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꽃
 ‘하늘하늘 하늘에서 눈이 내리면 
 그리운 님 내 곁에 오신 거겠죠. 
 한 송이, 두 송이씩 세다 보면은
 님 생각 더욱 간절해져라.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들여지면
 님 오시나 버선발로 뛰어나가네.
 아아, 아련한 눈꽃이여.
 아아, 가슴시린 겨울꽃이여.‘
 항아의 웅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바람이 사뿐사뿐 지나가고 초록색 풀내음이 주위를 흠뻑 적셨다. 하늘엔 구름 한 점이 없었고 햇빛이 무지개처럼 지상으로 펼쳐져있었다. 진휘는 눈이 부셔 눈을 찌푸린 채 항아를 보려 애쓰고 있었다. 멀리 항아의 뒷모습이 보였다. 항아는 즐거운 듯 개울가에서 쭈그리고 앉아 들꽃을 꺾고 있었다.
 ‘항아야.’
 진휘가 큰 소리로 항아를 불렀다. 진휘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항아가 환하게 웃으며 진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무사님.”
 항아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