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암암리에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 질서정연한 실행이 성공을 보장하는 징검다리와 같다고 생각한다. 천재가 아닌 이상, 충동적인 판단이나 직감에 기대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10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일일목표를 달성하려 하며 수면시간을 포기하면서까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비롯해 정리정돈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꼼꼼하게 정리하고 흩어진 것을 바로잡고, 깔끔하게 정돈해야만 안도감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수량화된 목표는 취지에 맞지 않는 잡무를 유발한다. 깔끔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우 쉽게 무기력과 의욕 저하를 느낀다. 버려진 공터에서 마구 뛰어노는 것이 놀이터에서 노는 것보다 훨씬 재밌을 뿐 아니라 사고도 훨씬 덜 난다. 왜 그럴까? 인간은 기본적으로 약간의 혼란과 무질서를 수용할 때에 의욕과 혁신의 동기가 피어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메시: 혼돈에서 탄생하는 극적인 결과』(위즈덤하우스 刊)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시니어 칼럼니스트이자 전 세계적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인 팀 하포드가 ‘정말로 계획과 질서는 성공으로 이어지는가’라는 단순한 물음에 답한 책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세우는 많은 계획은 실은 실행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또한 주변을 질서정연하게 정리하고자 하는 욕망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을 통제한다. 책은 모든 계획과 질서를 파괴하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왜 어떤 계획은 성공의 발판이 되고 어떤 질서는 진화의 도화선이 되는지 그 속성을 안내한다. 오늘날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는 시기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변화 그 자체에 숙련되는 힘이 필요하다. 팀 하포드는 혼란스럽고 엉망진창인 상태를 뜻하는 ‘메시(messy)’라는 개념을 통해, 혼돈의 시기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혁신의 비밀을 설명한다. 지금 당신이 세우고 있는 완벽한 계획을 약간만 엉성하게 바꾸어보라. 그것이 바로 혁신의 시작이다.
저자소개
세계은행 국제금융공사(IFC) 수석 경제학자들의 집필 자문이다.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인 그는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경제담당 논설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그의 첫 번째 저서인 『경제학 콘서트 Undercover Economist』가 일상경제학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는 지금 〈파이낸셜 타임스 매거진〉에 ‘안녕, 경제학자Dear Economist'라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그의 칼럼은 최신 경제 이론을 이용해 독자들의 고민거리에 대한 해답을 익살맞고 명쾌하게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첫 번째 저서『경제학 콘서트 (Undercover Economist)』는 일상을 지배하는 경제 법칙의 세계를 흥미롭게 소개해 주었다. 고가의 스타벅스 커피가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이며, 마트에 가면 왜 예상보다 많은 돈을 쓰게 되는지, 보험에 가입하고 나면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지 등 복잡하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우리의 일상에 어떻게 경제학이 숨어 있는지를 명쾌하게 밝혔다. 또한 재미있고 위트있는 일러스트를 적절히 활용해 이해를 도왔고 각 장 말미에 그 장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팀 하포드는 이처럼 경제와 경제학을 설명함에 있어 어려운 이론 보다는 일상의 문제에 최신 경제이론을 접목시켜 독자들의 고민과 질문에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해주는 방식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은「괴짜경제학」의 저자 스티븐 레빗 등 많은 전문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2005년 아마존 독자들이 뽑은 최고의 Pop Economics Book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서 출간한 『경제학콘서트 2』에서도 역시 그는 수수께끼 같은 현상 뒤에 숨겨진 경제학 논리를 명쾌히 설명했다. 미처 몰랐던 일상 속 경제 법칙을 소개하며 전편보다 좀 더 강력한 재미와 지식을 제공했다. 전작에 비해 좀 더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는『경제학콘서트』실전 응용편 격이었다. '왜 부자 동네는 항상 부유하고, 가난한 동네는 항상 가난한 것일까, 별로 일하지 않는 것 같은 직장 상사가 나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벌이 범죄를 막는 것일까, 기혼여성들이 취업전선에 뛰어든 이후 이혼율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동네로 이사가면 인생이 바뀔까'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전편 못지 않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는 여전히 영국 런던에서 아내와 두딸과 함께 살며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현대의 경제적 추론 방식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풀이하는 글을 쓰는 데 전념하고 있다. 경제원리를 쉽게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고자 자신의 홈페이지와 트위터 등을 이용하여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목차
『메시 MESSY』
| 들어가는 말 | 메시! 기적은 통제되지 않는다!
01 질서는 진리가 될 수 없다
정리정돈에 취약했던 벤자민 프랭클린 … 019 폴더 관리로 찾는 시간 1분 vs 그냥 찾는 시간 17초 … 022 일간계획보다 월간계획의 성취도가 높은 이유 … 034 상대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질문 … 038 인간은 알고리즘으로 파악할 수 없다 … 046 경직된 대화의 틀을 깨는 질문 목록 … 051 무질서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특징 … 058 모든 자율은 무질서하다
02 ‘생각하는 인간’이 완벽한 기계를 이긴다
완벽한 A330을 추락시킨 사소한 실수 … 073 자동화의 역설 … 081 기계가 만드는 혼란, 위너의 법칙 … 087 알고리즘과 판단력의 상관관계 … 095 깔끔한 데이터를 얻는 대가로 잃는 것들 … 101 위험천만해서 안전해진 거리 스퀘어어바웃
03 자율이 효율을 만든다
애플과 교세라의 가장 큰 차이 … 117 업무의욕을 싹 사라지게 만드는 책상의 비밀 … 122 강박적인 자율은 효율이 될 수 없다 … 128 온갖 창조적인 업적의 본산 ‘빌딩20’ … 134 비효율은 창조의 어머니 … 139 효율성을 높이는 공간의 운영권 … 144 창의력은 상사가 지켜보지 않을 때 발휘된다 … 147 괴짜 잡스가 존중했던 한 가지 … 153
04 기회를 만들려면 일단 내질러라
더 많은 혼란, 더 많은 기회 … 161 평범한 수로 상대를 이기는 전술 … 164 아마존의 정신 나간 목표가 실현될 수 있었던 이유 … 168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173 “전진하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음” … 177 상대를 꿰뚫는 트럼프의 우다루프 전략 … 182 시장이 열리기 전에 그곳에 있어야 한다 … 188 작은 조직에게 유리한 혼돈전략 … 194 예측할 수 없어서 전술이다 … 199
05 찰나의 기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한 번의 말실수로 날아간 5억 파운드 … 209 역사상 가장 즉흥적인 걸작 … 215 통제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얻는 것 … 219 즉흥적이고 인간적인 대응의 힘 … 224 예스행동의 마법 … 231 즉흥적인 행동에 능숙해지기 위한 세 가지 방법 … 234
06 창의의 출발은 부수는 데 있다
창의성을 말살하는 가장 쉬운 처방 … 249 혼란은 창조성의 비옥한 토양 … 252 막혔을 땐 흔들어라 … 259 결과는 모든 혼란을 정당화한다 … 263 아이디어를 쌓아놓지 않는 기업 … 273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는 두 가지 방법 … 278 정체된 틀을 깨는 엉뚱한 지시의 효과 … 284
07 무계획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
토니 블레어가 빠진 함정 … 289 채점이 필요 없는 분야에 성적을 매기지 마라 … 293 목표를 무시할 때 결과는 개선된다 … 297 깔끔하게 목표화된 수치가 낳는 문제들 … 303 위험하지만 안전했던 그리스 채권의 비밀 … 306 위험할수록 단순한 규칙이 효과적이다 … 312 가장 탁월한 평가기준을 만드는 법 … 318 최고의 시스템을 만드는 ‘예상치 못한 질문’ … 324
08 다양성이 곧 생존의 힘이다
질서정연한 숲은 일찍 죽는다 … 329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대변 세균 치료법 … 332 울창한 숲과 같은 다양성의 경제 … 339 다양성을 방해하는 두 가지 강박 … 347 깨진 유리창 이론의 이면 … 354 나약함의 씨앗이 되는 다양성의 파괴
09 ‘메시’가 최고의 팀을 만든다
팀 내 헌신도를 끌어올리는 고립전략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 결속형 사회자본과 교량형 사회자본 인간은 어떻게 뭉치고 대립하는가 다양성이 재능을 능가한다 ‘좋아요’ 버튼의 아이러니 성과형 네트워크를 만드는 네 가지 방법 방울뱀과 독수리 팀의 극적인 화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