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암에 뜨는 달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일종의 삶에 대한 궁극적 의문과 회의에서 오는 답답한 무기력증 같은 상태가 지속되어 병원에서도 특별히 치료를 위한 처방이 없었던 것 같다. 그 이후 사십대 중반에 들어 마음속에 들어 있는 답답함을 풀어보려고 각종 문인들 모임이나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문단의 기라성 같은 원로들에게 책에서만 보던 인생담을 듣고, 법상에서 간접적으로 법문 듣던 큰스님들을 직접 찾아 친견하기도 하면서, 그동안 쌓였던 의문이나 답답함이 풀리기도 하였지만 궁극적으로 내 자신의 내면세계를 출가하여 스님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자전적 구도의 모습을 소설로 엮어보고 싶은 마음에서 이 <해운암에 뜨는 달>을 2006년에 집필......
― 설동필, 책머리글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