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1941년 2월 <<춘추>>에 발표된 김남천의 중편소설. 해방후 발간한 창작집 <<맥>>(1947)의 표제작이 된 작품이다. 최무경이라는 여성이 자신의 삶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전향한 사회주의자와 영문학을 전공한 허무주의자의 대립을 결합시켜, 태평양 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삶의 논리를 모색한 작품이다. 최무경과 오시형의 관계를 다룬 <경영>(1940)과 허무주의자면서 오시형의 전향논리를 비판하는 이관형의 삶의 궤적을 그린 <낭비>(1940-1941)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동양적 특수성론과 세계사적 보편성론을 대립시킴으로써 당대의 문제를 사상적인 측면에서 파고 들어갔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다원사관이 전향의 논리가 되고 있는 반면 일원사관은 허무주의에 도달하고 있어 김남천이 어느 쪽에도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음을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