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하풍경
이역의 밤 가로등 밑에 와로이 서 있는
기인 치마 그의 모양을 나는 본다..
가는 나그네 보내려 말도 없이 서 있는
그 여인의 적막한 모양을 나는 본다.
나는 부모도, 집도, 고향도, 아무것도 없다고 하소연턴 그, 외로워서 외로워서
못 살겠다고
밤새워가며 하소연턴 그.
고달픈 신세, 하소연할 곳이 없어
하룻밤 나그네를 붙들고 울고
가슴에 찬 수심 풀 길이 없어
들창가에 서서 슬픈 노래 부르던
그
그가 나그네를 보내는 이 밤에
바람은 슬프게 그의 못자락에 나부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