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찾는 아이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학교도 못 다닐 만큼 가난해진 바스타블 가의 여섯 아이들.
이 책은 이 여섯 아이들이 가문을 일으켜보겠다고 벌이는 좌충우돌 신나는 사건들을 큰아들 오스왈드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맨 첫머리에서 오스왈드는 자신을 철저히 숨긴 채 아주 공정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은근히 합리화하거나 자신의 선행이나 용기를 강조하는 등) 곳곳에서 자신이 주인공임을 드러내는 아이다운 천진함을 보여 절로 웃음짓게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벌이는 갖가지 사건 가운데 문학 소년인 셋째 노엘이 쓴 시를 신문사에 팔러 간다거나,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직접 신문을 만들고(결국 한 부도 팔진 못했지만), 집 안에 숨겨진 보물을 찾기 위해 마당을 파헤치다가 옆집에 사는 소심한 앨버트를 파묻을 뻔한 일 등, 이 책에는 작가 네스빗의 어린 시절 체험담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 밖에도 아이들이 “신분 조회 없이 돈을 빌려준다”는(아마도 고리의 사채일 듯한) 신문 광고를 곧이곧대로 믿으며 덮어놓고 찾아가서 일어나는 사건, 가장 흔한 병인 감기약을 만들어 팔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약을 만들고, 그 약을 시험해보기 위해 억지로 감기에 걸리려고 하다가 벌어지는 일 등… 어른들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일들을 자기들끼리 꾸미고 겪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해서는 안 될 일과 어떤 길이 바른 길인지, 과연 그들에게 진정한 보물은 무엇인지 알아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