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희망과 희망의 역사 - 상상하는 한국사 7
'신화, 예술적인 상상력이 역사, 노동, 비극적인 상상력을 거쳐 미래, 예술,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질적 도약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하여 상처입은 역사, 비극적 상상력을 복원할 뿐 아니라, 실패를 출구로 한, 더 거대한 전모로 상승시킬 수 있겠는가.'
문학적 상상력으로 한국의 근대사를 복원한 역사서. 조선말부터 1997년 대통령 선거까지 한반도에서 일어 났던 사건을 시대순으로 연결한 책. 일제 식민지 전야균열과 대동통일, 6.25 전쟁, 청년 노동자 전태일, 6.10 민주화 대행진, 3당통합과 오늘날까지를 기술했다. 남겨진 역사와 사라진 역사, 그리고 남겨진 역사 뒤에 숨겨진 진실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역사와 사회, 인간을 해석하도록 만든다.
뚱뚱한 40대 정도의 아저씨에게 잠바를 팔았습니다. 전부 5천 6백원 밖에 못 받았습니다. ...5천6백 원을 가지고는 아무리 나쁘고 좁은 방이라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궁리 끝에 사과궤짝을 사가지고 조그맣게 우리 두 형제가 잘 수만 있게 상자를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궤짝 속에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웠습니다. 뚜껑을 속으로 잠근 후 하루 종일 피곤하였기 때문에 곧 잠이 들었던 것입니다....피로가 한숨 잔 탓으로 조금 풀리자 걱정과 불안감이 온 골을 다 점령하고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와 아버지의 엄하신 얼굴과 어머니의 처량하신 얼굴이 교차되면서 정말 이대로 조용히 목숨이 끊어졌으면 싶었습니다.
-12장 어둠의 빛인 죽음 청년 노동자 전태일, 그 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