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행
시대적·개인적 고뇌를 문학 창작 욕구를 통해 승화시켜 나간 작가 박노갑. 그의 작품 세계
그의 작품은 소재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는데, 농촌적 소재는 주로 그의 전기 작품에서 다루고 도시적인 소재는 후기에 속하는 시기에 다루고 있다.
주인 주인 같잖고 되잡이 되잡이 같잖고 배달부 배달부 같잖은 것들끼리만 용케 모여서, 장사 같잖은 장사를, 거지 같은 골목 용케 골라 차렸다는 평판에, 새삼스럽게 노여워할, 주인 구형도 아니요 되잡이 문원도 아니요 배달부 정칠도 아니었다. 구형이가 책상 물림으로 장사에 아무런 경험이 없다는 것쯤, 구형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아는 바이다. 대학을 마치고 취직을 좀 해보고자 몇 해 애을 쓰다가 틀리니, 이 장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장사를 경험할 겨를이 없었으니, 서투른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그건 구형 스스로도 양해를 하거니와, 자기으 배운 학과가 경제학이란 데는 자신이 없도 않은 터였다. 말하자면, 없는 체험은 믿을 수가 없으나 있는 학식은 믿을 수 있다는 셈쯤 되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