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보의 득실
시대적·개인적 고뇌를 문학 창작 욕구를 통해 승화시켜 나간 작가 박노갑. 그의 작품 세계
그의 작품은 소재에 따라 유형화할 수 있는데, 농촌적 소재는 주로 그의 전기 작품에서 다루고 도시적인 소재는 후기에 속하는 시기에 다루고 있다.
팔아오면 그만이지 그게 무슨 걱정인가베. 이 집안에서 모처럼 듣는 남편의 푸더분한 말이었다. 이 걱정을 마누라가 하면 으레 ?그놈의 양식 팔아대다 사람 죽겠다.! 웬 놈의 양식을 그렇게 헤푸게 먹어 여편네가 규모가 있어야지. 하고 남편은 퉁명을 부리던 것이었다. 그러면 마누라는 또 대들고 일어서서 ?나 혼자 먹었수? 내가 양식 퍼주고 떡 사먹었수? 양식을 몇섬이나 팔아다 부었기에 퉁명이우 퉁명이…… 나 같으면 낯살이 없어두……. 하고 한바탕 이 집안 풍파를 일으키고야 마는 것이었다. 되롭서 평화가 빚어준 적막은지금 이 남편으 이 마누라 입을 가만 두지 않았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