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안회남은 1931년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髮] 당선 이후 문단 데뷔를 했다.
카프문학, 이광수, 김동인 등의 기성문단을 전면 부정한 월북 작가이다.
안회남은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민족적 수난기였던 일제 강점기와 해방 3년을 통해 어려운 시기, 자신이 겪어야 했던 모든 체험을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던 작가였다.
자신의 연애, 결혼 모든 것이 그대로 문학으로 연결되고 문학이 곧 그의 종교였다.
맨 처음에는 묘하고 예쁘게 생긴 콧등에다가 분을 찍어바르기 시작하였다. 아름다우나 그러나 좀 화색이 있는 얼굴이 아주 하얗게 변하고 다시 그 위에 「베니」칠을하매 불고스럼해지며 한편 뺨은 금방 피어난 붉은 빛 장미꽃 같았다. 한떨기의 장미꽃을 거울속으로 히끗히끗 곁눈질로 보니까 그는 우리의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이따금씩 입술을 모되고 방긋방긋 웃었다. 그것을 보니 그의 본처가 우리 집엔 와서나 안해와 함께 그들의 소문을 말하고 중얼거리다가 별안간 소리를 내어 킥킥 웃던 것이 생각났다. 본처는 물론 한편이란 작자가 속을 못차리고 기생과 죽자 사자하는데 대하여 그 남편의 번민ㅎ게 못함을 비웃는것이라고 눈치로도 알수가 있거니와 지금 이 여인의 웃음은 무엇을 의미함인지 이혼까지 하자는 남자야 말할 것도 없이 안해가 보기 싫고 비위 그리는것이겠지마는 이 사람이야 자길 애인의 본처가지를 보지도 않고 공연히 미심 하거나 하여 이를테면 소박을 당하는 그 꼴이 고소해서 웃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 여자 역시 정말은 남자의 이러한 몰을 속으로 웃는것이나 아닌가 생각이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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