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상)
1920년대에 사회주의 이념을 표방하고 나선 카프는, 식민지 상황의 극복과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을 위한 정치적 실천의 일환으로 문학 운동을 전개한다. 동반자 문학은 이같은 운동에 직접적으로 그리고 조직의 일환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주의 문학의 대의에는 동조하는 문학을 가리킨다.
동반자 작가 중에서도 카프 쪽에 가장 가까운 면모를 보인 그의 작품 세계는 당대 사회 상황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주와 소작농의 대립을 그린 [흘러간 마을] 등 긍정적 주인공이 등장하는 카프 계열의 작품들로 시작해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소개되고 카프가 해산되는 1930년대 중반에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통해 카프작가의 공백을 메웠다. [번견탈출기](1935), [숭어](1935) 등은 긍정적 주인공이 사라지고 집단에 매개되지 않은 개인적 반항을 그리는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넌 심심하면 원주이야기를 끄집어내가지고 오빠의맘을 하번식 흔들어 보는구나? 그게무슨 악취미냐?』
『악취민 무슨악취미유!결국 오빠를 위해서 하는소리지!어제두말이유 백화점에서 내 륙삭크를 사다가 원주한톄 들켯다우! 오빠하구 금강산을가느냐구 담박 알구 뭇겟지! 그래 그러타구 그랫드니 그 어엽분눈이 말이유 약간 쌜룩 해지드니만 금방 부러운듯이 양볼에 볼우무을 지으며 방그레 웃드니 아이유 성숙인참 행복이야 하구 싸아늘한표정을 하겟지!』『흥 네가 아모러 기교를부려 원주름묘사하려하지만 네관찰이 틀렷다. 적어두 백만원실업희사 전무의 딸이라면 조선선 상류게급의령양(令孃)이 아니냐?그런 상류사회의 아가씨인 원주가 셋방을 빌어가지고 남매끼리자취 생활을 해나가는 우리따위의 밋바닥생활을 부러워할 근거가 어듸잇느냐 말이다. 더구나 다만길거리에서 녜소개로 서로 인사한번 주고바는 것만으로 련애감정을갓는다는것은 소설로서도 성립될수업는 부자연한이야기다. 』『그러치만 원주는 평범한여자가 아니예요.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