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네거리에 선 전신주

네거리에 선 전신주

저자
이태준
출판사
(전송권없음/교체용)북토피아
출판일
2003-03-31
등록일
2015-03-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5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인물에 대한 내관적인 묘사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한국 근대소설의 기법적인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월북작가 이태준
[달밤], [가마귀], [영월영감] 등의 작품은 허무와 서정의 세계 속에서도 시대정신에의 강렬한 호소를 드러내는 그의 대표작이다. 해방 이전의 작품은 대체로 시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띠기보다는 현실에 초연한 예술지상적 색채를 농후하게 나타낸다. 인간 세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동정적 시선으로 대상과 사건을 바라보면서 단편소설의 서정성을 높여 예술적 완성도와 깊이를 세워 나갔던 것이다.
1943년 [왕자 호동]을 끝으로 절필하고 강원도 철원에 칩거하던 그는 해방 이후 조선문학가동맹의 핵심 성원으로 활동하면서 작품에도 사회주의적 색채를 담으려고 노력하였다. 이 시기에 발표된 [해방 전후]는 조선문학가동맹이 제정한 제1회 해방기념 조선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한국전쟁 중 종군기자로 전선에 참여하면서 쓴 [고향길]이나 [첫 전투] 등은 이데올로기를 여과없이 드러냄으로써 일제하의 작품에 비해 예술적 완성도가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국어 문장 작법에도 관심을 기울여 [[문장강화]]라는 저서를 남겼다.
이태준은 작품 속에서 일제 시대의 상황을 현실 인식이 강한 날카로운 어른의 시각으로도 담아 냈고,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순수한 아이의 입장에서도 그려 냈다. 이런 작품들에서는 모두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어려운 환경에도 순수함, 내일에 대한 희망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태준의 작품에 대해 모든 사람을 위한 이야기라는 평가도 가능해진다.
이 크지 않은 도시에도 놈들은 자기들이 퇴각하기가 바쁘게 대편대의 폭격기를 보내었다. 놈들은 자기들의 수치스러운 퇴각을 회상시키는 모든 도시들을 지도 위에서 폭탄으로 지워버리려는 것이었다.
송진환 소대가 선발대로 이 도시에 들어섰을 때는 해도 저물었고, 집들이 타는 불도 한 고비 지나, 길 가운데 퉁겨져 나온 돌이나 서까래 같은 것이 아직 배암의 혓날 같은 불꽃에 감겨 있을 뿐, 거리는 눈이 쓰라리도록 매캐한 연기에 덮여 있었다. 짐작될 만한 건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고 길바닥까지 생흙이 뒤집혀솟아 어디가 어딘지 분별할 수가 없었다. 20년이나 살아온 고향, 눈을 감고 들어서도 어느 골목길 하나 서슴지 않을 자신이 있어 선발대로 자원해 들어왔으나, 똑같은 불탄 자리, 똑같은 폭탄 웅덩이, 똑같은 얼크러진 전신줄, 어느 것에서 어느 모퉁이의 면모를 찾아야 할지 막연하였다.
그래도 송진환 소대장에게는 남다른 고향의 거리였다.
-본문 중에서

QUICKSERVIC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