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황제

황제

저자
이효석
출판사
(전송권없음/교체용)북토피아
출판일
2003-03-31
등록일
2015-03-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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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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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효석의 작품 세계는 두 가지 경향으로 대별된다. 우선 동반자적 경향으로 계급 문학을 옹호하는 성격의 작품을 발표했다.
이러한 초기 소설의 사회적인 관심과 현실에 대한 비판 때문에 그는 카프 진영으로부터 이른바 동반자작가라 불리게 되었다.
이효석의 동반자적 작품들은 계급 문학에서 표방하는 사상보다는 주로 러시아라는 異國에 대한 동경, 즉 이국 취향이 나타나 있다.
계급 문학이 위축되는 시기에 이효석의 작품 세계도 변모한다. 즉 낭만주의적 자연 친화의 세계로 변화한다. 1932년경부터 효석은 초기의 경향문학적 요소를 탈피하고 그의 진면목이라 할 수 있는 순수문학을 추구하게 된다.
그리하여 향토적, 성적 모티브를 중심으로 한 특이한 작품 세계를 시적 문체로 승화시킨 소설을 잇달아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합장하는 나의 시늉을 흘겨보고는 아내는 그날부터 행장을 꾸리기에 정신이 없다. 행장이라야 지극히 간단한 것이나 잘고 빈틈없는 여자의 마음씨라 간 뒤의 집안 살림살이의 요령과 질서까지를 일가 아이에게 트여주고 거기에 맞도록 집안을 온통 한바탕 치우고 정돈하기에 여러 날이 걸리는 모양이었다. 눈에 띄우리 만치 말끔하게 거두어진 것을 나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집안이 정돈된 것보다도 더 신기한 일이 생겼다. 떠나는 그날 저녁 거리에서 돌아온 아내의 자태에 일대 변혁이 생겼던 것이니, 머리를 자르고 퍼머넨트를 건 것이다. 집안이 정리된 이상의 정리였다. 멀끔하게 추려서는 고슬고슬 지져놓은 머리는 용모를 일변시켜 총명하고 개운한 자태로 만들어놓았다. 굳이 펄쩍뛰며 놀랄 것은 없었던 것이 퍼머넨트에 대한 의논도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충충대고 권한 장본인은 결국 나 자신이었던 까닭이다.
여자의 머리로서 퍼머넨트를 나는 오래 전부터 모든 비판을 떠나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해 왔다. 모방이니 흉내니 한다면 이 땅에 그럼 현재 모방이 아니고 흉내가 아닌 무엇이 있단 말인가. 살로매가 요한의 머리를 형용해서 에돔 나라의 포도송이같다고 한 머리, 그것을 나는 남녀간의 머리의 미의 극치라고 생각해 왔던 까닭에 아내의 머리에 그 운치를 베풀자는 것이었다. 내가 놀란 것은 도리어 아내의 그 결단성이었다. 아무리 충충대도, 오랫동안 주저하고 머뭇거리던 것을 그날로 단행한 그 결단성인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또 아내의 동무들의 실물교육이 직접 도와 힘이 된 모양도 같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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