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의 누
개화기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와 형태의 작품을 실은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34권. 한국소설의 어제와 오늘을 아우르고 내일의 우리 소설이 가야 할 길을 모색해본다.
‘혈의 누’ ‘모란봉’ ‘은세계’가 실려 있다.
‘혈의 누’는 1906년에 연재를 시작한 소설로 청일전쟁으로 아비규환을 이룬 평양일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쟁의 와중에 일곱살 난 옥련은 피난길에서 부모와 헤어지게 되고 부상을 입게 된다...
이인직의 작품은 초기부터 정치적 성향이 짙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애정문제와 같은 내용을 포함시킴으로써 흥미성을 추구한다.「혈의 누」가 이 두 성격을 그나마 잘 조화시키고 있다면「은세계」는 정치적 성향 쪽에,「모란봉」은 흥미 위주에 더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인직은 자신이 추구하던 정치와 흥미라는 두 경향 중에서 마침내는 흥미와 손을 잡았다. 그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개화사상에 대한 그의 현실인식이 한계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