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1980년 등단한 류시화 시인의 첫 시집으로, 100쇄 발행 기념시집이다. 낙원의 세계를 노래한 시들과 사랑의 세계를 그린 시 68편을 담았다. 류시화 시인은 일상 언어를 직조해 신비의 세계를 빚어낸다. 이 시집에 실린 시편들의 또 다른 미덕은 탁월한 낭송시라는 것. 뛰어난 서정성과 환상적 이미지가 깊은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CD에는 '길 위에서의 생각', '소금인형', '민들레',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목련', '나무',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등 16편의 시들이 낭송되어 있다. 시간이 가면/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적당한 간격으로 서서/서로를 바라본다/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안개 속에 숨다' 중) 삶의 비밀을 섬세하게 풀어낸 시인의 감수성이 빛나는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