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덧 그를 처음 만난 지 5년이란 세월이 지나갔다. 내 자신의 한계에 부닥쳐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아가던 중에 만난 그는, 나에게 있어서 멋진 도구였다. 배신이라는,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고통 중에 오직 하나만은 겪어온, 그 당시에는 아직 소년 티가 나던 그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가 이 블러드를 손에 넣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내 밑에만 있던 그는 어느 새 제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이른 감은 있었지만,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도망가게 만들었다.
4년 간 그림자처럼 존재했던 그가 사라진 이후, 나는 10여년 간 짜 놓았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슬픔과 고통만을 안겨 준 공국과 제국을 이 지도상에서 완전히 지워 버리기 위해. 결국 나는 공국을, 그는 제국을 없앴다. 나의 목적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의 목적을 이루게 하기 위해, 나는 이곳에서 기다릴 것이다. 그는…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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