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4분의 1
오오사키의 첫 소설집인 이 책은 문예지에 1년 동안 열정적으로 기고한 단편들의 모음이다. 총 네 편의 작품 속 화자는 모두 마흔을 넘긴 중년 남성으로, 그들에게는 작가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짙게 투영되어 있다. 때문에 작품을 읽노라면 소설에 가까운 에세이를 읽는 듯한 기분마져 든다. 허나 그저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애잔하고, 달콤하고, 아름답다.
네 편의 작품 모두 청춘의 시절이 끝난 중년의 화자가 지나가버린 젊음의 날들, 혹은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할 여인을 추억하며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지나가버린 과거를 섬세하게 반추하며 지금 여기가 지닌 의미를 찾아가는 이 소설집은 날개를 꿈꾸었으나 날지 못한 모든 이들의 상처를 추억의 힘으로 어루만지며 괜찮다고 끊임없이 속삭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