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리
당대적 삶의 역사성을 드러내고 등장인물을 전형화하는 방법의 작품을 많이 발표한 전광용의 대표적 소설. 격동의 한국 현대사가 빚어낸 시대상과 세태의 변화, 인간상을 비판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제시대 제국대학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한 의사 이인국이 친일파로 성공하고, 소련군 장교의 혹을 수술해주고 신임을 얻는 등 대표적인 기회주의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역사성의 인식 뿐만 아니라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해서도 되묻는다.
일본 관리들을 주로 상대하면서 철저한 친일파로 성공한 이인국은 일본인 행세에 앞장선다. 그러나 해방이 되고 북쪽에 소련군이 진주하게 되자, 민족과 조국을 배반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총살의 위협을 받게 된다. 위기의 상황에 잘 적응하는 이인국은 입을 다문 채 누군가가 감방 안에 버리고 간 러시아어 회화책을 공부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