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노래
대중성과 문학성을 함께 겸비한 토니 모리슨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이다. 작가가 꾸준히 천착해온 흑인의 정체성, 가족과 뿌리와 역사에 대한 깊은 인식, 현실과 몽환적 환상이 단순한 문장 속에 명징하게 드러나 있다. 성장소설의 전형적 틀을 좇아, 무지와 순진 속에서 보낸 한 남자의 행복한 어린시절이 고달픈 삶의 여정을 통해 고통스럽게 깨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주위 사람들이 흑인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할 때 눈을 감고 무책임한 '비상'만을 꿈꾸는 주인공 밀크맨 데드. 욕망도, 꿈도, 사랑도 없는 죽은 삶을 사는 그는 기만적인 안락에서 벗어나 삶을 아름답고 의미있게 하는 것들에 눈뜨기 위해, 흑인이라는 정체성을 발견하고 '흑인'이 되기 위해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