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게 서른이 된다
우리는 모두 투잡 중.백수인 당신도, 어쨌든 원잡 중.서른이다. 어라, 그런데?내가 상상해온 그 모습이 아니다!어리숙한 20대 초반을 지나고, 조금씩 경험이 쌓이는 20대 중반과 후반이 지나 서른에 도달하면, 저절로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그런 멋지고 성공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서른 언저리에 머문 내 모습은 여전히 이 직장에 내 미래를 맡겨도 될까를 고민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 그뿐인가. 인간관계는 이제 좀 능숙해졌다 싶으면 여지없이 상처를 주고받으며 무너졌고, 연애는 또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른, 세상이 공공연히 말하듯 완전한 성숙을 이뤄야 마땅한 나이인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늦된 걸까?『누구나 그렇게 서른이 된다』(자화상, 2018)는 어른이 되었다 하기엔 어딘지 충분치 않은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담은 책이다. 저자 편채원은 문득 20대 끝자락에서 퇴사를 한다. 혼자 점심을 먹고, 마음에 드는 녹차라떼를 마시고, 남는 시간에 소박하고 아늑한 책방에 들러 책을 구경하는 조용한 시간들. 그 작은 평화에 마음을 뺏겨 퇴사를 결심하고는 ‘나의 20대’를 회고하고, 서른을 정면을 마주한다.“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대체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 걸까?”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커다란 물음표 앞에서 저자는 그 한 시간이라는 짧은 점심시간의 평화를 맛보고 다만 내가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주시하고자 한다. 이 책에는 결혼에 대한 조급함에 대하여, 스스로 놓아버린 기회에 대하여, 세상이 바라보는 서른 살 여자라는 존재에 대하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서 나 자신이라는 사람에 대하여 풀어낸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별히 열심히 살아온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게으르게 살지도 않았는데.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원히 번데기로 살아야 한다면, 그건 좀 억울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나와 당신을 이렇게 다독인다. 누구는 빠른 성공을 이루더라고, 지금 내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아직 내 차례가 오지 않아서일 거라고. 아직은 나비가 되기 전의 번데기 상태여서 그럴 거라고 말이다. 그럴 듯한 어른이 되고 싶었던 우리 모두를 위한 공감의 말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