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쟁이 휩쓸고 간 시골 마을을 중심으로 한 소년이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면서 겪는 이별과 아픔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홀로 살림을 꾸려가는 어머니 아래 동생을 돌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소년. 전쟁이 끝나자 마을의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고 소년은 점점 부조리한 사회의 모습을 목격하고 혼란해 한다. 특히 사회의 무자비한 폭력에 상처 입는 삼손 아저씨,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고통 받는 이발관 아저씨와 선생님, 몸은 불편하지만 순수하기만 한 옥화와의 이별을 통해 소년은 한층 성숙한다. 소년은 점점 1950년대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포용하게 되며,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 시대의 아픈 유년기와 이를 극복한 인간의 위대한 성장을 생각할 수 있다.
저자소개
20대부터 30대까지 16년 동안 엽연초 조합의 4급 주사 경리 직원으로 이름없이 살던 한 남자가 어느 날 직장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얼마 뒤 그는 소설가로 제 이름을 알리는데, 그가 바로 김주영이다.
『객주』를 통해 ‘길 위의 작가’로 자리 잡았으며 『활빈도』『화척』 등의 대하소설로 한국 문학에 한 획을 그은 우리 시대의 거장 김주영. 토속적이고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탁월하게 재현해내는 작가이다.
"봉봇방 구석"으로 밀려난 민중 생활의 세부를 풍부한 토속어 문체로 되살려 낸 『객주』는 뛰어난 이야기꾼의 기량이 유감없이 빌휘된 김주영의 대표작일 뿐 아니라 우리 소설상의 큰 성과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화석으로 굳어가는 조선 시대의 언어와 풍속을 발굴하고, 당대의 풍속사를 유장한 서사 형식으로 완벽하게 재현한다. 평론가 황종연은 『객주』를 두고 "신분과 지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 상인들의 모험은 피카레스크 소설의 코드, 숱하게 많은 모략과 술수의 이야기들은 의협 로맨스의 코드, 저잣거리를 비롯한 사회적 장소에 대한 치밀한 묘사는 풍속 소설의 코드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객주』는 조선 말기의 특정 집단을 내세워 당대 풍속사를 꼼꼼하게 그려낸 작품일 뿐더러, 더 나아가 제국주의 열강의 경제적 침탈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이루어진 봉권 권력 집단의 와해와 사회 질서의 재편 과정을 실감나게 재현한 작품이다. 『객주』에의 곳곳에는 당대 상업의 현황, 다시 말하면 특권 상업 체제인 시전, 그것과 대립하는 사상 도가와 난전, 전국 각처의 외장, 객주와 여각, 금난전권, 매점 매석, 밀무역, 개항 이후 왜상의 진출 상황 등 조선 말기의 물화의 생산과 유통의 양상이 사실적이며 박물적으로 그려진다.
김주영은 절륜의 술실력으로 유명하다.노래판이 벌어지면 `개화창가에서 신구잡가,신체유행가'를 거침없이 부르고 재담 농담에도 능하다. 또한 김주영은 여행에도 일가견이 있는데, 소설에서 번 돈을 모두 여행에 쏫아부었다고 틀린말이 아니다. 작가는 여행할 때 결코 메모를 하지 않는다. 그 공간과 그 나라 터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낄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