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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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 왕실의 고귀한 핏줄과 드높은 자존심의 소유자인 리비안느는 오로지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정략 결혼을 택했고, 그녀에게 헌신적인 남편의 지지와 아이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세상 위에 여제처럼 군림했다.
그러나 제발 돌아가게 해달라는 딸의 절규와 갑작스런 열병으로 인한 어린 아들의 죽음은 그녀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그것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세상 전체를 아우르던 막강한 권력자의 말로로서는 초라하기까지 한 죽음 이후, 그녀는 3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이제 300년 전 정복왕의 비가 될 소녀, 비비안이었다. 아직 왕위에 오르지 않은 왕태자와 그의 비가 될 소녀가 된 자신. 그 괴리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했다. 아픈 어머니를 경멸하며 대신 다른 여자를 ‘어머니’라 부르라 말하는 아버지를 보며, 비비안은 15년간 안식처가 되던 저택을 뛰쳐나온다.
목차
장미덤불 작품소개
타국 왕실의 고귀한 핏줄과 드높은 자존심의 소유자인 리비안느는 오로지 권력을 얻기 위해 스스로 정략 결혼을 택했고, 그녀에게 헌신적인 남편의 지지와 아이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세상 위에 여제처럼 군림했다.
그러나 제발 돌아가게 해달라는 딸의 절규와 갑작스런 열병으로 인한 어린 아들의 죽음은 그녀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그것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세상 전체를 아우르던 막강한 권력자의 말로로서는 초라하기까지 한 죽음 이후, 그녀는 3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녀는 이제 300년 전 정복왕의 비가 될 소녀, 비비안이었다. 아직 왕위에 오르지 않은 왕태자와 그의 비가 될 소녀가 된 자신. 그 괴리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아버지가 어머니를 배신했다. 아픈 어머니를 경멸하며 대신 다른 여자를 ‘어머니’라 부르라 말하는 아버지를 보며, 비비안은 15년간 안식처가 되던 저택을 뛰쳐나온다.
장미덤불 본문 중에서
아키텐, 상틀라르, 에겔헤른의 거대한 삼국을 호령하던, 훗날 황후로 추존되는 인물이자 국모의 표본으로 여겨지던 리비안느 페스프록시베 플랑타즈네 드 아키텐의 죽음 치고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고 누군가 말하자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쓰게 웃었다.
만약 그 말을 리비안느가 들었다면 꼿꼿이 서 눈을 내리깐 채로 엄격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바로 보았다. 잃을 것이 없는 자의 말로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잃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도 없다."
그녀의 묘비 비석에 쓰여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그러나 천 년이 지나면서 닳아버린 다른 묘비에도 같은 문구가 쓰여 있었다는 것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
저자 : 정가은
남들 다 쓰는 평범한 소재로 색다른 측면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생각만큼은 많은 편이었고, 가끔씩 떠오르곤 하는 장면들을 이어 붙여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기대하지 않았던 관심과 호응을 얻어 더욱 글에 책임감을 갖고 쓰게 된 것 같다.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였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쓸 때는 하나의 주제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중간중간의 내용에서 개개인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추구하게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므로 책의 내용을 허겁지겁 따라갈 필요도 없고, 진지하게 의미를 고찰해 볼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내 책이 그렇게 소소하게 읽다 보면 가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 출간작 『장미덤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