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추리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는 추리문학상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미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에드거 상’일 것이다. 1946년 이래 지금까지 추리문학에 관한 한 장르를 불문하고 최고의 권위를 누리고 있는 이 상에는 추리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이 붙여져 있다. 포는 우리에게 「검은 고양이」, 「어셔가의 몰락」 등의 공포소설로 더 유명하지만, 사실 공포·환상·추리·풍자·SF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천재적인 재능과 감각으로 미국문학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문학사에 길이 회자될 만한 족적을 남겼다.
에드거 앨런 포는 너새니얼 호손, 허먼 멜빌과 더불어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힐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기 드 모파상, 러시아의 안톤 체호프와 더불어 세계 3대 단편작가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다. 포는 20대부터 사망 전까지 20년 동안 50여 편의 시, 70여 편의 단편소설, 1편의 장편소설, 2편의 중편소설을 비롯해 여러 편의 수필과 평론 등을 남겼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작품의 수가 많은 편은 아니나 파격적이고 선구적인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보들레르, 말라르메, 도스토옙스키, 아서 코난 도일, H.P. 러브크래프트, 스티븐 킹 등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는 이렇게 19세기 미국 문학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중에서도 정수로 손꼽히는 아홉 편을 엄선해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을 출간했다. 독자들은 기괴하고 환상적인 소재를 음울하고 긴장미 넘치는 분위기 속에 녹여내 인간 내면의 광기와 복잡한 심리를 치밀하게 형상화한 에드거 앨런 포 문학의 매력에 강렬하게 사로잡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