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기원을 찾아서 - 출퇴근 한뼘지식 시리즈 by 과학동아 79
한국 미라는 어디에서 왔는가?
한국 미라에서만 발견되는 공통점을 찾고, 미라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한국 미라는 썩지 않는다?
관 속에서 살균 과정이라도 이루어지는 것일까? 미라가 썩지 않으려면 무균상태는 필수다. 하지만 공기가 차단됐다고 해서 꼭 무균상태로 유지된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관 속이 무균상태였다는 증거는 있다.
국내 오산에서 발견된 두 구의 미라에서 채취한 자료를 이용해 세균을 배양해 본 결과 관 속에서는 6종의 세균이 극미량 발견됐다. 여섯 종류의 세균은 모두 흙 등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잡균으로 병원성 세균은 없었다. 이 결과는 미라를 발굴하던 중 나무 관이 충격을 받았거나, 해포 과정에서 공기 중에 있던 미생물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무균상태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미라는 수백, 수천 년 전 조상들의 생활양식과 질병 정보를 담은 과학기술 연구의 보고다. 국내 최고(最古) 미라로 꼽히는 학봉장군 미라를 통해 조선 전기에는 애기부들 꽃가루를 각혈 약으로 사용했으며, 당시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 식생활 문화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미라는 문화와 역사, 자연이 후세에 남겨 준, 마법과 같은 선물이다. 미라를 연구하고, 조상들이 전해 준 정보를 찾아내는 일, 미라로부터 얻은 고대의 정보를 통해 의학과 문화를 한층 더 풍요롭게 가다듬는 일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