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면 성공해라?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 불평등에 무감각한 세상에 사는 우리를 위한 사회학자 오찬호의 아주 특별한 강의
노력하면 웬만큼은 잘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이 책의 저자 오찬호는 사회가 그 정도로 무탈하지 않다고 말한다. 불평등과 차별이 만연한 세상의 푸석한 민낯은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드러났다. 자영업자는 휘청거리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취약 계층은 위기에 처했다. 사회가 흔들리니 약자부터 추락하는데, 세상은 우리를 ‘괜찮다’고 다독인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한 시점이다. 주사위를 굴린다고 생각해 보자. 각 면에는 긍정적 사고, 동기 부여, 자기 계발, 부자에게 배울 점, 경쟁에서 이기는 법 등이 적혀 있다. 가정과 학교, 회사에서는 주사위를 던져 매번 이 면에 담긴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한 면은 아무리 던져도 나오지 않으며, 어쩌다 나와도 ‘꽝’ 취급을 당한다. 그것은 바로 ‘사회구조를 보는 눈’이다. 우리 사회의 학력주의에 강력한 경종을 울린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성차별, 공무원 시험 열풍 등의 이슈를 깊게 파고들며 고정관념을 파괴한 사회학자 오찬호는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를 통해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14가지 키워드로 지금 이곳의 문제점을 짚어 본다.
이 책은 부동산, 교육, 소득 불평등, 정치 등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는 이슈부터 나와는 멀게만 느껴졌던 난민, 장애인, 환경과 같은 주제까지 다룬다. ‘긍정’만 강조하느라 외면했던 ‘사회의 나쁜 면’을 바로 보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의 실타래를 풀어헤친다. 성공해야 살아남는 사회는 올바른가? 불평등은 당연한가? 어떻게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함께 고민하다 보면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는 균형 감각이 생긴다.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아주 특별한 강의에 귀를 기울이며, 어떠한 바이러스나 자연재해 앞에서도 덜 위태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준비를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소개
1978년에 대구에서 태어났다. 12년간 여러 대학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작가라는 호칭에 어울리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비판적 글쓰기는 대중과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편견에 맞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일상의 사례를 발굴해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괴롭히는지 드러내는 작업을 부단히 하고 있다.
전국 70여 개 대학에서 토론 주제로 선택된 책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진격의 대학교》(2015),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2016), 《대통령을 꿈꾸던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2016), 《나는 태어나자마자 속기 시작했다》(2018) 등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민낯을 고발하는 여러 책을 집필했다. 청소년에게 사회학으로 세상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1등에게 박수 치는 게 왜 놀랄 일일까?》(2017)는 경남독서한마당 선정도서로, 실천 인문학이라는 부제를 단 《하나도 괜찮지 않습니다》(2018)는 국립중앙도서관 추천도서로 뽑히기도 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와 〈말하는대로〉, tvN 〈어쩌다 어른〉과 〈젠틀맨리그〉,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KBS 〈서가식당〉 등 여러 방송에 출연해 ‘불평불만 투덜이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세상이 좋은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유쾌한 염세주의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별명으로 불리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목차
프롤로그첫 번째 이야기_이거 봐, 세상은 역시 무탈하지 않아 [환경] 환경 앞에선 정말 모두가 평등할까?_더위로 인한 죽음은 천재지변이 아니다 [지역 격차] 한국 사회에서 ‘지방’은 어떤 의미일까?_서울 사람은 절대 모르는 차별이 있다 [교육] 공정한 시험은 가능할까?_‘억울하면 합격하라’는 말은 틀렸다[가족] 과연 ‘정상 가족’이 존재할까?_뭉치면 행복하다는 건 이제 옛말 두 번째 이야기_이 세상 모든 존재에 대해 예의가 필요하다 [동물] 동물에게는 권리가 없을까?_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예의가 필요하다[난민] 왜 그렇게 난민을 혐오할까?_대한민국 난민 인정률 0.4%, 그래도 난민이 싫다면 [장애인] 당연한 권리를 왜 장애인에게는 특혜라 할까?_호의를 베풀었더니 권리인 줄 아느냐는 이들에게 [노동자] 평범한 노동을 하찮게 대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_오늘도 배달 노동자는 목숨을 건다세 번째 이야기_불평등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 끝까지 의심하기 [부동산] 내 집 마련에 목숨 거는 세상, 이대로 괜찮을까?_모두가 건물주를 꿈꾼다[소득 불평등] 정말 ‘계급’은 사라졌을까?_‘노오력’을 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면 [종교] 종교에 의지하는 사회가 건강할까?_북유럽 사람들은 좀처럼 기도하지 않는다 [미디어] 언론과 가짜 뉴스, 이대로 괜찮을까?_뉴스를 검색할수록 차별에 물든다 [정치] 정치와 상관없는 개인이 존재할까?_‘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진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