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 존 전략
전 세계 50억 볼륨 존, 마케팅부터 제품개발까지 볼륨 존 전략으로 재편하라!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자 미래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신흥국 중산층 소비 시장, 즉 볼륨 존(Volume Zone)에 대한 전략 마련이 시급한 때다. 볼륨 존이란 일본의 2009년판 통상백서에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가계 가처분 소득이 5,000~35,000달러인 소비 시장이다. 노무라연구소에 따르면 연간 소득 3,000~20,000달러의 전 세계 중산층은 2020년에 30억, 2030년에는 54억에 육박할 것이며, 또한 세계 경제성장의 75%가 신흥국에서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국 기획재정부는 ‘2012년 대외경제정책 추진 전략’을 통해 성장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는 동남아, 중남미의 볼륨 존에 대한 제품 진출 전략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볼륨 존은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와 더불어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인도차이나, 중동과 아프리카의 중산층 소비 시장이다.
신흥국 볼륨 존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에 글로벌 기업들의 사활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볼륨 존의 소비자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혁신력, 생산 및 조달 혁신력, 연구 개발 능력 등이 필수 요건이다. 뿐만 아니라 선진국 소비자 대상 제품이 신흥국으로 파급되어 왔던 흐름이 역전되어, 신흥국 소비자에 맞춘 볼륨 존 제품이 선진국으로 파급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제 볼륨 존 시장 전략은 글로벌 기업의 미래 전략 중 핵심을 차지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된 것이다.
치약으로 유명한 미국의 콜게이트는 유럽 재정 위기가 재발한 2012년 2분기에도 중남미, 아시아 등지에서 매출이 급신장했으며, 종이기저귀 제조업체인 킴벌리사도 중국에서의 매출이 40%를 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의 생활화학 기업인 유니참도 2012년 2분기의 중국 매출이 40%나 증가했다.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는 중국 시장에서 구미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큰 성과를 거두었으며, 독일의 폭스바겐의 경우 신흥국 시장을 대상으로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세계 1등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려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경제의 둔화 속에서도 적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이 사상 최고의 이익을 갱신하고 있으며, 이들 전략의 핵심이 신흥국의 소비시장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전략과 미래의 부를 향한 한국 경제 필승의 선택
『볼륨 존 전략』은 애플, 파나소닉, 레노버, 소니, 폭스바겐, 도요타, 네슬레, 코카콜라, 로레알, 스워치 등 볼륨 존 시장 강자들의 전략을 철저히 분석하여, 한국 기업들의 활로와 성장 동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이 경계할 정도로 신흥국 볼륨 존 시장에 상대적으로 일찍 진출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볼륨 존의 전략적인 중요성이 높아져 글로벌 기업의 진출 전략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방심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볼륨 존 전략』은 우리 기업의 볼륨 존 전략이 현지 시장에 뿌리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강고한 것인지 점검하고,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고 성공 요인을 짚어줌으로써,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글로벌 No.1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해답을 준다.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볼륨 존 전략』에서 세계경제의 구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볼륨 존의 실체를 인식하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능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째, 볼륨 존 마케팅 능력이다. 신흥국 볼륨 존을 개척하려면 기존의 조직 능력으로는 부족하다. 기업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볼륨 존 마케팅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가전 기업인 파나소닉은 현지 연구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재구성하고 있다. 소매 분야의 세븐일레븐의 경우 중국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여 조리 공간을 둔 편의점을 개설하는 등 현지 마케팅 전략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둘째, 저비용 제조 혁신 능력인 리버스 이노베이션이다. 신흥국 현지의 독립 조직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제품을 기획하며, 신기술을 활용한 비용 혁신을 이루어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후지필름은 브릭스 대상으로 현지 부품 조달을 통한 저가 디지털 카메라 개발에 주력한다. 첨단 제품이 아닌, 리버스 이노베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볼륨 존 대상 제품들은 다시 선진국의 하위 시장에 역수입되는 등 판매가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GE의 경우 중국 현지 조사와 제품 혁신을 통해 개발한 1만 달러짜리 포터블 초음파 기기가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를 선진국의 저가 휴대용 의료기기 시장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셋째,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능력이다. 기술이나 품질 경쟁력을 유력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 인텔의 경우 핵심 기술은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부품은 대만 기업 등의 비용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여 제품 가격을 낮추었다. 애플 또한 인터페이스의 혁신과 하드웨어의 남다른 감성을 유지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으면서도, 중국 현지 공장에서 낮은 비용으로 제품을 제작해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는 핵심 기술의 보안을 강화하고 독점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기업간 협력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
넷째, 시장을 선택하고 집중하는 능력이다. 다수의 볼륨 존 시장 중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시장을 선택하고 자사의 경쟁력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세계적 맥주 회사 SAB밀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흑인 거주지의 불법 주점이나 젊은 창업자들을 지원하는 독특한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유통 기업 월마트는 자사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국과 인도의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설치하고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저자는 “선진 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빠르게 응용하여 효율적으로 경쟁력을 키워 왔던 한국 기업이 이제 스스로 혁신가(이노베이터)로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 첨단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신흥국 볼륨 존 제품에 활용하여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전략이 미래 경영 전략의 핵심이다.”고 강조한다. 결국 볼륨 존 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신흥국 시장 대응력과 글로벌 트렌드 창조 능력을 유기적으로 연계시키고 효과적인 국제적 분업 형태를 구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