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백남준
세계가 열광한 예술가였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던 인간 백남준
그의 웃음과 눈물, 사랑과 예술이 생생하게 요동한다
백남준의 연인이자 아내로, 예술적 동반자로 40여 년을 함께했던 구보타 시게코가 백남준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백남준은 일본, 독일 한국 등을 무대로 활동했던 세계적인 예술가였지만 그에 관한 전기적 사실은 제대로 정리된 적이 없다. 『나의 사랑, 백남준』은 아내의 회고를 통해, 열여덟 나이에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유목민으로 살아왔던 그가 비디오 아트의 거장으로 20세기 대표 예술가가 되기까지 겪었던 극적인 삶을 재구성한다. 그의 예술세계 뿐만 아니라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는 명성 뒤에 가려진 백남준의 가난, 외로움, 좌절의 장면까지 상세히 그린다. 살을 맞대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백남준의 인간적인 면모와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가 섬세한 필치로 전개된다.
구보타 시게코는 플럭서스(Fluxus: 의외성을 기초로 한 반反자본주의적 성향의 예술적 행동주의) 운동에서부터 비디오 아트를 함께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그녀의 회고는‘추상’으로 머물던 백남준의 작품세계에 살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어 그의 예술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그밖에도 1965년 전위예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구보타 시게코의 퍼포먼스 〈버자이너 페인팅〉의 진짜 기획자, 10년간 연인으로 지내면서 결혼만은 한사코 거부했던 백남준의 돌연한 청혼과 결혼식 이야기, 〈TV 부처〉 〈TV 정원〉 〈야곱의 사다리〉 등 백남준을 현대미술의 거장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들의 탄생 비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음악으로 달랬던 말년의 삶 등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90여 컷의 자료 사진과 함께 공개되어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백남준의 드로잉, 구보타 시게코의 작품사진, 초상 등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