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4권
“나는 네가 벌레라도 널 사랑했을 것 같아.”
쏟아진 물은 도로 담을 수 없고, 내뱉은 말 역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때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끈질기게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은 어떻게든 「그 일」을 잊어버리려 했다.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게 어차피 소용없었다. 가을은 또 겨울을 보러 올 테니까.
겨울도 남자였을 때가 있으니까 여자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 가을은 나이도 많은데 겨울을 보며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남자란 다 똑같다. 남자는 늑대다!
“집은 어디로 할까? 아르젠이 나아, 아니면 다른 데가 좋아?”
“야, 잠깐…….”
“지금은 우리가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도 나중엔 무슨 사이가 되도 될 테니까 그게 뭐든 미리 해도 괜찮은 거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아, 진짜. 이놈 생각은 정말 못 따라가겠다. 결혼하자는 말이 왜 이리 쉽게 나와! 게다가 이건 세뇌잖아?!
바람 잘 일 없는 「병아리」 한겨울의 달콤 살벌! 위험한 빙의 생활기!
배꼽 주의! 형님 주의! 살인범 주의! 욕설 주의! 세뇌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