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말이 아가의 웃음처럼 내 심장을 건드렸다 프랑스 사회가 오늘은 내게 또 무슨 말을 건넬까?” 20년 차 파리지앵 작가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 프랑스어 34개 이야기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파리의 생활 좌파들』의 목수정 작가. 20년 차 파리지앵이자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글을 쓰던 그가 자신의 마음을 일렁이게 했던 프랑스어 34개의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doucement(두스망: 부드럽게), envie(앙비: 욕망), scrupule(스크뤼퓔: 세심함), solidarite(솔리다리테: 연대), le doute(르 두트: 의심), apero(아페로: 식전주)……. 프랑스 말에 깃든 삶과 정신, 문화와 미묘한 뉘앙스를 섬세히 살피며 일상을 등불처럼 환히 밝혀줄 가치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각각의 말이 드러내는 프랑스적 삶의 태도와 정신의 뿌리에는 ‘홀로 그리고 함께’가 있다. 개인적 삶과 욕망을 무엇보다 중시하면서도, 모두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시위에 나서며 개인과 공동체의 균형을 잡아가는 프랑스적 지혜를 만나볼 수 있는 것. 또한 ‘견디는 생존’에서 ‘누리는 삶’으로 공동체를 견인한 연대 의식을 담은 말부터 오늘날 프랑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까지, 독자는 프랑스를 이뤄온 말들을 통해 우리의 일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새롭고 풍요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문화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후, 줄곧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 속 약자와 소수의 권리에 관해, 올바른 정치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매체에서 글로써 전하고 있다.
뚜렷한 주관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목수정은 상대와 마주할 때면 누구보다 따듯하고 부드럽다. 삼시 세 끼를 제 손으로 챙기면서 밥하기의 수고로움과 그 안에 들어앉은 세상 작동을 배움 삼아 자신만의 하루를 온전히 살아가기 때문이다. 『밥상의 말』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제 2의 터전으로 살아나가는 저자가 두 밥상을 넘나들며 마주한 음식에 깃들인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이야기이다.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는 한국에서 대학까지의 교육과 사회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프랑스에서 프랑스 남자와 함께 낳은 아이를 키우고 학교에 보내며 경험하고 관찰한 바를 기록한 이야기다. 어느새 중학교 2학년이 된 딸 칼리의 학교와 가정에서의 성장 과정을 차곡차곡 정리한 성장 기록이기도 하다.
지은 책으로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아무도 무릎 꿇지 않은 밤』, 『파리의 생활 좌파들』,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야성의 사랑학』, 『월경독서』, 『아삭아삭 문화학교』, 『당신에게, 파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문화는 정치다』,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자발적 복종』, 『10대를 위한 빨간책』, 『부와 가난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세계인권선언』, 『초경부터 당당하자: 나, 오늘 생리해!』, 『에코 사이드』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서른네 단어가 들려준 한 문명의 사연1부 달콤한 인생을 주문하는 말Doucement(두스망: 부드럽게)-아가의 머리를 매만지는 손길 같은Vivre(비브르: 살다), Survivre(쉬르비브르: 생존하다)-생을 누릴 권리를 위해Scrupule(스크뤼퓔: 세심함)-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는 마음Il faut oser(일 포 오제: 감히 시도해야 해)-거리의 부랑아를 구도자로 바꾼 힘Apero(아페로: 식전주)-일상의 천국을 여는 세 음절Il fait beau(일 페 보: 아름다운 날씨로군요)-아름다움을 포착하고 찬미하는 감각Envie(앙비: 욕망)-사소하고 경이로운 프랑스식 사치Pain(빵)-달콤한 것은 빵이 아니다La terre(라 테흐: 지구)-모든 생명의 어머니Homeostasie(오메오스타지: 항상성)-인간이 우주와 하나가 될 때Bonjour(봉주르: 안녕하세요)-순간을 어루만지는 온기Resilience(레질리앙스: 탄성, 복원력)-바퀴 아래 짓눌렸던 인생일지라도Bouder(부데: 삐지다)-애정 결핍의 신호2부 생각을 조각하는 말Epanouissement(에파누이스망: 개화)-자아가 만개하는 경이의 순간Exception culturelle(엑셉시옹 퀼튀렐: 문화적 예외)-칸영화제에 울려 퍼진 일성Laicite(라이시테: 정교분리 원칙)-공화국을 완성한 네 번째 가치Transgenerationnel(트랑스제네라시오넬: 세대를 가로지르는)-조상이 남긴 업보Lapsus(랍쉬스: 실수)-무의식을 드러내는 혀Belle-mere(벨메르: 새어머니, 시어머니…)-나의 아름다운 새어머니Vie par procuration (비 파르 프로퀴라시옹: 대리 인생)-왜 한국 드라마엔 늘 복수극이 등장하는가Il s’est eteint(일 세 에탱: 그의 생명의 불이 꺼지다)-단선적 세계와 회귀하는 세계On s’en fout(옹 상 푸: 아무도 관심 없어)-해방과 냉소, 두 얼굴의 언어Pardon(빠흐동: 실례합니다)-갈등을 무장해제 하는 만능 에어백Recul(르퀼: 뒷걸음질)-숲을 조망하기 위해 물러서는 지혜3부 풍요로운 공동체를 견인하는 말Greve(그레브: 파업)-풍요를 분배하기 위한 시간Oligarchie(올리가르시: 과두정치)-우리의 삶은 그들의 이윤보다 소중하다Solidarite(솔리다리테: 연대)-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으므로Du coup(뒤 쿠)-전염병처럼 번지는 말Denoncer(데농세: 일러바치다), Accuser(아퀴제: 고발하다)-나는 고발한다Austerite(오스테리테: 긴축)-저항을 잠재우는 최면의 기술Le doute(르 두트: 의심)-모든 권위주의에 대적할 첫 번째 도구Sorciere(소르시에르: 마녀)-마녀들은 왜 화형당했을까